“재판부가 알아서 해석하란 건가”… 또 공소장 지적 당한 종합특검

김희리 기자
수정 2026-11-05 14:22
입력 2026-11-05 14:22
세줄 요약
- 재판부, 특검 공소장 공모 기재 누락 지적
- 공동정범·묵시적 공모 설명에도 재차 질타
- 변호인들 공소기각·방어권 침해 주장
연합뉴스
“암묵적으로 공모했다고 하면 그 단어를 기재해야지 왜 안 하는 거예요. 그러면 재판부가 알아서 해석하라는 취지잖아요. 그게 맞는 공소장입니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백대현)는 5일 오전에 열린 나경원·김기현·윤상현·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사건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언성을 높이며 2차 종합특검팀을 이같이 꾸짖었다.
재판부는 지난달 열린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도 “공소사실에 중대한 흠결이 있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는데, 특검팀이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필요한 내용을 기재하지 않으면서다.
나 의원 등은 지난해 1월 인간 벽을 만들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은 첫 공판기일 당시 법정에서 “의원들을 각각 단독정범으로 기소했다”고 말했고, 재판부는 “그럼 공소장에 왜 ‘공동하여’라고 적었느냐”고 물었다. 이후 특검은 지난달 30일 피고인들이 ‘불상의 지지자’들과 공모했다는 내용을 추가하겠다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날 “지난 재판 때와 (특검팀 측) 의견이 달라졌는데, 단독정범으로 기소했다가 공소장 변경을 신청한 이유가 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특검팀은 “지난 재판에서 준비가 덜 된 채 공소장에 관한 질문을 받아 단독 정범으로 기소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론 공동정범으로 기소한 게 맞다”면서 “지난번에 ‘단독정범’이라고 말한 것은 피고인 4명이 서로 사전에 공모하진 않고 개별적으로 범행에 참여했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재판부는 “당초 공소장에 ‘공모’라는 단어가 없어서 지난 기일에 얘기가 나온 것”이라면서 “(변경 신청한 공소장에는) 피고인들이 불상의 지지자들과 공모했다고만 돼 있고 어떻게 공모했는지 등에 대한 아무런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가 이어서 “변경 신청한 공소장에 ‘묵시적으로 공모했다’는 내용이 없다. 공소장을 받아 본 재판부와 변호인이 알아서 해석하라는 취지인가”라고 물어보자 특검팀은 “묵시적 의사에 의한 공모 취지”라고 답했다.
이에 재판부는 “암묵적으로 공모했다고 하면 그 단어를 기재해야지, 왜 안 하는 것인가”라면서 “재판부가 알아서 해석하라는 취지지 않나. 그게 맞는 공소장인가. 범죄 사실이 중요한 요소 아닌가. 그 부분을 왜 다 생략하는 건가”라고 질타했다.
변호인들도 반발했다. 나 의원 측은 법 조항 누락 등을 이유로 공소기각을 요구했고, 김 의원 측은 단독 범행에서 공동 범행으로 변경한 경위를 구체적으로 밝혀달라고 했다. 윤 의원과 권 의원 측은 범죄 사실이 명확해야 방어권 행사와 공소장 변경 허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 허가 여부를 검토한 뒤 다음 기일에 밝히기로 했다. 공판준비절차는 이날로 마무리되고 다음 달 10일 첫 정식 공판이 열린다.
김희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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