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응급질환’ 돌발성 난청…“고압산소치료 병행하면 청력회복 빠르다”
이병문 기자
수정 2026-11-05 12:03
입력 2026-11-05 12:03
20대 젊은 층도 방심 금물…골든타임 내 고압산소 병행 치료하면 청력 회복 효과
“내이 혈류 개선·신경 세포 재생 촉진…‘3분의 1 법칙’ 깨는 새로운 치료 가능성”
돌발성 난청은 청력 저하와 함께 귀가 꽉 찬 듯한 이충만감, ‘윙’ 하는 소리가 들리는 이명, 혹은 어지럼증을 동반하며 일상생활을 순식간에 위협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돌발성 난청 진료 환자는 2021년 이미 연간 10만명을 돌파했다. 주목할 점은 과거 고령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이 질환이 최근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갑작스러운 청력 변화가 감지됐다면 나이와 관계없이 즉시 이비인후과를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아야 하는 이유다.
의학적으로 돌발성 난청은 순음청력검사에서 연속된 3개 이상의 주파수 대역에서 30데시벨(dB) 이상의 감각신경성 청력 손실이 72시간 이내에 급격히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이며, 초기에는 귀가 막힌 느낌이나 소리가 조금 멀리서 들리는 수준으로 시작되어 자칫 방심하기 쉽다. 증상이 경미하다고 해서 관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임상 현장에서는 돌발성 난청의 치료 경과를 설명할 때 흔히 ‘3분의 1 법칙’을 언급한다. 전체 환자의 약 3분의 1은 초기 치료를 통해 청력을 거의 정상 수준까지 회복하지만, 다른 3분의 1은 부분적인 회복에 그치며, 나머지 3분의 1은 청력을 전혀 회복하지 못하고 영구적인 난청을 안고 살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환자마다 회복 예후가 극명하게 갈리는 만큼, 발병 초기 경과를 지켜보기보다는 가능한 한 빨리 진단을 받고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돌발성 난청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 치유될 확률이 떨어지며,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청력 회복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진다.
현재 돌발성 난청의 표준 치료로는 고용량 스테로이드 복용 및 고실내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가 널리 활용되고 있다. 스테로이드는 청신경 주변의 급성 염증과 부종을 감소시키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하지만 청각 세포의 손상이 심하거나 혈류 장애가 동반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단독 치료만으로 청력을 완전하게 회복하는 데 한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청력 회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보완적 치료 수단으로 최근 ‘고압산소치료(HBOT, Hyperbaric Oxygen Therapy)’가 주목을 받고 있다. 고압산소치료는 대기압보다 높게 설정된 2~3기압의 전용 챔버 내에서 100% 고농도 산소를 흡입하는 치료법이다.
이 치료가 돌발성 난청에 부여하는 임상적 의미는 명확하다. 우리의 귀 안쪽에 위치한 달팽이관(이달팽이)과 청신경은 미세 혈관을 통해서만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미세 혈관이 막히거나 혈류 장애가 생기면 달팽이관 내의 유모세포(有毛細胞)가 산소 부족에 빠지며 빠르게 손상된다. 고압산소치료는 적혈구의 헤모글로빈과 결합하는 산소 외에도, 혈액(혈장) 속에 직접 용해되는 산소의 양을 10~15배 이상 증가시킨다.
이렇게 고농도로 용해된 산소는 혈류 장애로 저산소증에 빠진 내이(內耳)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손상 위기에 처한 청각 세포와 신경의 재활성을 돕고 세포 사멸을 막아준다. 즉, 스테로이드가 ‘염증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한다면, 고압산소치료는 ‘신경 세포에 즉각적인 에너지(산소)를 공급하여 생존과 회복을 촉진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셈이다.
따라서 발병 초기부터 스테로이드 치료와 고압산소치료를 병행하는 것은 청력 회복의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가장 강력한 표준 조합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압산소치료의 적극적인 적용은 기저질환을 가진 고위험군 환자에게 더욱 빛을 발한다. 일례로 서울맑음이비인후과(원장 신규하)를 찾은 한 환자의 사례는 고압산소치료의 가치를 잘 보여준다. 신장 투석 치료를 받고 있던 이 환자는 내원 하루 전 오른쪽 귀에 갑작스러운 이명이 발생하며 청력이 크게 떨어졌다. 투석 환자의 경우 만성적인 혈관 질환이나 전신 상태 저하로 인해 청신경 회복이 일반 환자에 비해 현저히 까다롭다. 내원 당시 이 환자의 오른쪽 귀 청력 역치는 42dB로, 일상적인 대화 소리를 명확히 듣기 힘든 중도 난청 상태였다.
의료진은 환자의 신장 상태와 기저질환을 고려함과 동시에,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발병 초기부터 고압산소치료를 포함한 다각적인 맞춤형 치료를 신속히 시행했다. 치료 결과는 놀라웠다.
신규하 서울맑음이비인후과 원장은 “청력 저하가 발생한 지 불과 며칠 만에 환자의 청력 역치는 정상 범위인 7dB까지 획기적으로 개선되었으며, 괴롭히던 이명 증상 역시 말끔히 사라졌다. 청력 역치가 42dB에서 7dB로 개선되었다는 것은 손상되었던 청각 신경 반응이 거의 완벽하게 재활성화되었음을 의미한다”며 “이는 초기 신속한 진단과 함께 청각 세포에 집중적인 산소를 공급해 준 고압산소치료의 병행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돌발성 난청 치료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핵심은 ‘시간’이다. 일반적으로 돌발성 난청이 발생한 후 1~2주 이내를 청력 회복의 성패를 가르는 골든타임으로 본다. 이 시기를 지나 청신경의 손상이 고착화되면 어떠한 첨단 치료를 적용하더라도 청력을 되돌리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갑자기 한쪽 귀가 막힌 느낌이 들거나, 전화 통화 시 양쪽 귀의 소리 크기가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 혹은 갑작스러운 이명이나 어지럼증이 동반된다면 망설이지 말고 즉시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 청력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돌발성 난청은 더 이상 약물 치료 하나에만 의존하는 질환이 아니다. 약물 치료와 함께 고압산소치료 등 검증된 최신 치료 옵션을 초기에 적극적으로 병행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세줄 요약
- 돌발성 난청, 전조 없이 찾아오는 응급질환
- 초기 진단과 치료 시기, 청력 회복의 핵심
- 스테로이드와 고압산소치료 병행 주목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내안의 AI 본성 분석 :
UNMASK ]
기사 읽는 습관에 숨겨진 당신의 MBTI는?
Q.
기사를 다 읽으셨나요? AI 퀴즈로 핵심 점검!
돌발성 난청 치료에서 골든타임은 발병 후 언제까지인가?
![THE NEXT : AI 운명 알고리즘 지금, 당신의 운명을 확인하세요 [운세 확인하기]](https://imgmo.seoul.co.kr/img/n24/banner/ban_ai_fortune_v2.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