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이기고 싶었으면...2013년 우승의 추억 소환한 현역 최고령 베테랑
박현진 기자
수정 2026-11-05 11:34
입력 2026-11-05 11:34
세줄 요약
- 2013년 삼성 우승 기억 소환, 연패 뒤 반전 경험 회상
- 한국시리즈 2차전 앞두고 최형우, 티배팅과 집중 훈련
- 2루타·안타로 선취점과 찬스 창출, 베테랑 존재감
얼마나 이기고 싶었으면.
우승을 밥 먹듯이 했던 현역 최고령 선수도 이기고 싶은 열망은 젊은 선수들 못지 않았다.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둔 수원kt위즈파크. 삼성 선수들이 경기전 훈련에 한창 땀을 흘리고 있을 때 베테랑 최형우가 티배팅을 시작했다. 뒤에선 박한이 타격코치가 매의 눈으로 최형우의 타격을 세밀하게 뜯어보고 있었다. 후배인 배영섭 타격코치는 티에 볼을 올리며 최형우의 훈련을 도왔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석권하며 왕조시대를 구가했던 전설적인 삼성의 외야수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
연신 배트를 휘두르면서 최형우는 굳이 당시의 기억을 소환했다. 최형우는 “그게 2013년이었나? 두산에 1, 2차전을 내리 지고 너무 속상해서 우리끼리 술 한 잔했는데 그 다음부터 죽 이겼다. 그때 멤버가 배 코치하고 (채)태인이형이었던가”라고 영광스럽던 시절의 추억을 꺼내들었다.
당시 삼성은 1차전부터 두산 베어스 선발 노경은에 꽁꽁 묶이면서 2-7로 크게 패했다. 2차전에서는 두산 더스틴 니퍼트와 삼성 릭 밴덴헐크가 팽팽한 투수전을 펼친 끝에 불펜 싸움에 돌입했으나 믿었던 최강의 마무리 오승환이 9회부터 마운드를 지키다 연장 13회에 오재일에게 통한의 결승 솔로홈런을 허용하면서 와르르 무너졌다.
3차전에서는 장원삼의 역투를 발판삼아 승리를 따냈지만 4차전에서는 믿었던 배영수가 일찌감치 무너지는 바람에 손을 쓸 틈도 없이 1-2로 패했다. 벼랑 끝에선 삼성은 5차전에서 난타전 끝에 7-5로 승리하면서 시리즈의 흐름을 돌려놨다. 채태인은 1회 선제 솔로홈런을 터뜨렸고 최형우도 3회 4-1로 달아나는 솔로홈런을 쏘아올리며 승리를 뒷받침했다. 채태인은 6차전에도 1-2로 뒤지던 6회 역전 투런홈런을 터뜨렸고 박한이가 7회 통렬한 스리런 홈런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흐름을 장악한 삼성은 7차전에서 7-3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괜히 옛 추억을 소환한 것은 아니었다. 최형우는 “그제는 한국시리즈 개막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술을 마시지 않았다. 그런데 어제 그렇게 지고 나니 술 한 잔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역시 하던대로 해야 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우승 반지를 6개나 수집한 우승 청부사도 2013년의 루틴을 따라하면 이번에도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 기대고 싶었던 모양이다.
최형우는 2차전 2회초 첫 타석에서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터뜨렸고 르윈 디아즈의 우월 3루타때 여유있게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다. 6회엔 좌전안타로 1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를 만든 뒤 대주자 박승규로 교체됐다.
최형우는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4경기에 출장해 타율 0.385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홈런도 2방 때렸다. 팀 사정 때문에 이번 포스트시즌에 출장한 모든 경기에서 좌익수로 나서고 있는데 기본기에 충실한 수비로도 집중조명을 받고 있다.
‘왜 최형우인가’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2026년 가을이다.
박현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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