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모여 기도하고 사우나…  메타버스, AI 열풍 업고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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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소영 기자
곽소영 기자
수정 2026-11-05 01:27
입력 2026-11-04 23:29

팬데믹 이후 가상 공간 다시 인기

사찰 ‘산사’ 1주 만에 100만명 방문
교회·주식 기도실·순례길도 구현
장벽 낮추고 공간 속 동질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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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온라인 산사’의 불당 공간 캡처.
메타버스 ‘온라인 산사’의 불당 공간 캡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미래 신산업으로 각광받았던 메타버스가 인공지능(AI)을 등에 업고 다시 부활하고 있다. 과거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구현됐던 거대한 가상도시 대신 개인 개발자가 AI로 간단하게 구현한 온라인 사찰, 예배당, 사우나 등 소규모 가상공간이 인기를 끄는 모습이다.

직장인 정모(31)씨는 최근 자신이 응원하는 야구팀의 승리를 기원하기 위해 메타버스 공간인 ‘온라인 갓바위’를 찾았다. 온라인 갓바위의 거대한 불상 앞에는 약 300여명이 접속해 불상 앞에서 합장을 하거나 절을 하며 승리를 기원했다. 정씨는 4일 “과거 제페토 등 다른 메타버스도 이용해 봤지만 아바타를 꾸미고 소통도 해야 하는 게 부담스러워 이틀 만에 지웠다”며 “반면 온라인 갓바위는 일회성으로 접속해 ‘소원 빌기’만 하면 돼 일상 경험을 메타버스 안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문을 연 메타버스 불교 사찰 ‘산사’는 일주일도 되지 않아 100만명이 넘는 이용자가 다녀갔다. 기본 동자승 캐릭터로 산사에 입장하면 가상의 법당을 돌아다니며 합장, 절하기, 염주 돌리기 등의 간단한 동작을 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를 통한 ‘보시’도 가능하다. 산사의 인기에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온라인 찜질방을 이용할 수 있는 ‘사우나 고요’, 주식 종목별 기도실에 모여 주가가 오르길 기도하는 ‘투자 탈출방’, 아바타가 대신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주는 ‘온라인 순례길’ 등 다양한 메타버스 공간들도 잇따라 생겨났다.

이 같은 현상은 코로나19 직후 메타버스 산업이 줄줄이 대중화에 실패했던 모습과 대비된다. 팬데믹 당시 비대면 만남을 위한 대안으로 떠오른 메타버스는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와 함께 가상 사무실, 가상도시, 개인화된 아바타 등을 앞세웠지만 비대면 시기가 끝나면서 열기가 빠르게 식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3월 ‘이프랜드’를 출시 4년 만에 종료했고, KT도 2024년 기업·기관용 메타버스 메타라운지와 일반 이용자 대상 지니버스를 모두 종료했다. 네이버제트를 통해 메타버스 ‘제페토’를 운영했던 네이버는 지난 2024년 연결 종속회사였던 네이버제트와 관계기업으로 전환했다. 페이스북에서 사명까지 변경할 정도로 메타버스에 집중했던 메타 역시 관련 조직을 축소했다.

그러나 최근 개인이나 비개발자도 AI와 바이브 코딩으로 쉽게 가상공간을 제작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에서 메타버스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개인이 소비자들의 수요에 따라 작은 아이디어도 AI로 간단하고 빠르게 메타버스로 구현할 수 있게 되면서다. 산사의 개발자 역시 컴퓨터 전공자가 아닌 20대 취업준비생으로 알려졌다. 현실을 대체하는 거대한 가상세계보다 일상의 연장선에서 짧은 휴식과 대리만족을 겨냥한 점도 인기 요소가 됐다.



메타버스 전문가인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복잡한 장비 없이 휴대전화만으로 접속할 수 있는 일상적인 장소를 구현해 ‘공간성’에 대한 수요를 만족시키고 진입장벽을 낮췄다”며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를 빌고 기원하는 ‘혼자이면서 함께’ 하는 행위가 소속감과 동질감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소영 기자
세줄 요약
  • AI·바이브 코딩으로 메타버스 소규모 공간 부활
  • 사찰·사우나·순례길 등 일상형 체험 인기 확산
  • 짧은 접속과 소속감이 이용자 몰림의 배경
2026-11-05 B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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