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열 일 제치고 ‘조작기소 특검’… 민심은 안중에도 없는지
수정 2026-11-05 01:26
입력 2026-11-04 23:03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권 조작수사·조작기소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는 특별검사 임명 법안인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의 강행 처리에 나섰다. 민주당은 어제 국민의힘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특검법안을 일방적으로 상정해 의결한 데 이어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지 불과 사흘 만에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는 셈이다.
민주당이 지난 4월 발의한 조작기소특검법안은 수사 대상 12개 중 8개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이다. 특검이 공소 유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조항으로 인해 사실상 대통령 공소 취소를 위한 법안 아니냐는 비판을 불렀다. 민주당은 어제 법사위 심사에서 특검의 공소 취소 권한을 삭제했으나, 조작기소 수사 자체가 결국 공소취소로 가는 길 닦기라는 의심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검찰·국정원·감사원 등이 정적에 대한 표적 수사를 벌이며 증거를 조작하거나 허위 진술을 유도했다고 주장한다. 지난 3~4월 42일간 진행된 조작기소 국정조사에서도 별 성과가 없었는데, 또 특검을 하겠다는 것이다. 공소청 파견 검사 20명 등 300명 넘는 인력과 최장 200일이라는 특검 규모와 기간도 납득하기 어렵다. 검찰의 수사권 박탈로 민생 수사 현장은 헝클어 놓고, 특검에는 수사권을 도로 쥐여 준다는 발상도 초법적인 모순이다.
나라 안팎의 사정이 어떤가. 부동산 문제, 주가 하락 등 경제 불안은 커지고 한미 관계도 살얼음판이다. 당장 내년도 821조원 예산안 심사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 아닌가.
특검을 야당도 아니고 집권당이 밀어붙여 또 대치 국회로 몰아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늘 본회의에 특검법안이 상정되면 필리버스터로 맞대응하기로 했다. 일곱 번째 특검으로 국정 동력을 낭비할 때인지 민주당은 가슴에 손을 얹어보기 바란다.
2026-11-0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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