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선 “나 판사야!” 안 통해…7만원 과태료 안내려고 꺼드럭, 결국 ‘징계’ [월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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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김성은 기자
수정 2026-11-04 15:58
입력 2026-11-04 15:58
세줄 요약
  • 브루클린 판사, 쓰레기 과태료 회피 시도
  • 판사 직함 반복 언급, 행정기관 압박
  • 사법행위위원회, 훈계 징계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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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성조기 위에 판사봉이 놓여 있다. 123rf
미국 성조기 위에 판사봉이 놓여 있다. 123rf


미국 뉴욕의 한 판사가 7만원 남짓한 쓰레기 과태료를 안내겠다며 판사 직위와 권한을 앞세워 행정기관을 압박하다가 결국 징계를 받았다.

3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 사법행위위원회는 지난 2일 브루클린 법원의 캐서린 러바인 판사에게 훈계 처분을 내렸다.

러바인 판사는 쓰레기 관련 위반 3건을 두고 뉴욕시 행정재판·청문국(OATH)과 20개월 동안 다툰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의 발단은 2024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환경미화원들은 브루클린 보로파크에 위치한 러바인 판사의 집 진입로에서 냅킨과 종이, 달걀판 등 쓰레기가 잔뜩 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1996년부터 이 집에 살고 있다.

과태료 50달러(약 6만 7000원)만 내면 끝날 일이었지만, 러바인 판사는 무죄를 주장하며 직함을 꺼내 들었다.

그는 열흘 뒤 온라인으로 낸 답변서에 “무죄를 주장한다”며 “나는 킹스카운티 판사이고 오전 10시에 출근했다”고 적었다. 행정재판·청문국은 유죄로 판단했지만 그는 과태료를 내지 않았다.

이듬해인 2025년에는 쓰레기통 뚜껑을 덮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태료 고지서 2장을 더 받았다. 러바인 판사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자 과태료는 650달러(약 87만원)까지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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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 앞에 놓인 쓰레기봉투. 123rf
주택가 앞에 놓인 쓰레기봉투. 123rf


같은 해 10월에는 행정재판·청문국에 음성 메시지를 남겨 “매일 재판이 있다”며 자신의 판사 직위를 내세웠다. 그는 재판을 맡은 판사이므로 청문회에 하루 종일 앉아 있을 수 없다는 주장도 여러 차례 되풀이했다. “나는 판사이고, 형평과 정의의 이름으로 궐석 판결을 늘 취소한다”고 으스대기도 했다.

당사자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상대방 주장대로 내려지는 궐석 판결을 자신의 권한으로 취소해 없던 일로 만들 수 있다며 행정기관을 압박한 셈이다.

조사 결과 러바인 판사가 이 과정에서 굳이 필요하지 않은데도 판사 직함과 신분을 꺼낸 횟수는 최소 8차례에 이르렀다.

그러나 행정재판·청문국의 대답은 단호했다. 다른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규칙과 절차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러바인 판사에 대한 징계를 결정한 위원회 역시 “판사직을 불필요하게 거듭 언급한 탓에 부당한 특별대우를 바라는 것처럼 비쳤다”고 판단했다.

2008년부터 판사로 근무해 온 러바인 판사는 그동안 징계나 처벌을 받은 적이 없었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고 밝혔으며 사법행위위원회의 징계 결정도 겸허히 받아들였다. 위원회 측은 “러바인 판사가 자신의 판사 직함을 불필요하게 내세운 행동이 자신에게 유리한 결정을 얻어 내려는 시도로 받아들여질 만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행정재판·청문국 기록에 따르면 문제가 됐던 과태료는 결국 전액 납부됐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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