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들어간 지방간, 암 폭탄 된다”…식도암 6배·간암 12배 급등
이병문 기자
수정 2026-11-04 15:12
입력 2026-11-04 15:12
건국대병원 박하나·서울아산병원 심주현 교수팀, 4만 4000 명 10년 추적 관찰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박하나 교수(제1저자 및 공동 교신저자)와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심주현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1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4만 3,994명을 중앙값 기준 약 10.5년간 장기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2023년 새롭게 도입된 국제 지방간 분류 기준을 적용해 지방간의 세부 유형별 암 발생 위험도를 비교 분석했으며, 그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Gut and Liver’ 최신호에 게재됐다.
기존 지방간 분류 방식에서 벗어나 2023년 개정된 국제 기준은 지방간을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정밀하게 분류한다.
먼저, 대사이상 지방간(MASLD)이다. 음주량은 적지만 비만·당뇨·고혈압 등 대사 증후군 문제가 동반된 경우를 말한다. 둘째, 음주 동반 대사이상 지방간(MetALD)이다. 대사이상 지방간 상태에서 지속적이거나 과도한 음주가 더해진 경우에 해당된다. 셋째, 알코올성 간질환(ALD)이다. 고위험 과도 음주로 인해 발생한 지방간 및 간 손상을 뜻한다.
연구 결과, 지방간이 없는 정상인 대비 간암 발생 위험은 대사이상 지방간(MASLD)군에서 약 2배 증가했다. 그러나 음주가 결합하기 시작하면 수치는 폭발적으로 뛰어올랐다. 음주 동반 대사이상 지방간(MetALD)군은 정상군 대비 간암 위험이 7.9배, 알코올성 간질환(ALD)군은 무려 12배에 달했다. 음주 습관이 더해질수록 간암의 덫에 걸릴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사실이 수치로 입증된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지방간과 음주의 결합이 간에만 국한되지 않고 식도와 위 등 소화기 장기 전체의 암 위험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점이다.
알코올성 간질환(ALD) 환자군의 경우 정상인에 비해 식도암 발생 위험이 약 6배, 위암 위험이 약 2.4배 급증했다. 음주 동반 대사이상 지방간(MetALD) 환자군 역시 위암 위험이 약 1.6배 높았다. 전체 암 발생률을 보더라도 알코올성 간질환군에서만 약 1.4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음주량 자체가 많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지방간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암 위험은 극명하게 갈렸다. 술을 많이 마시지만 복부 초음파상 지방간이 없는 음주자와 비교했을 때, 알코올성 간질환(ALD)을 가진 음주자의 간암 위험은 5.2배, 식도·위 등 상부 위장관암 위험은 2배 더 높았다. 이는 단순 음주량뿐만 아니라 ‘지방간의 존재 유무’ 자체가 암 발병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임을 시사한다.
여성 대상자 분석에서는 대사이상 지방간(MASLD)만으로도 암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여성 대사이상 지방간 환자는 정상 여성에 비해 전체 암 위험이 약 1.2배, 자궁 및 난소 등 부인과암 위험이 약 1.5배 높게 나타났다. (다만 여성의 경우 음주 동반 유형 및 알코올성 간질환 대상자 수가 매우 적어 세부 분석에는 제한이 따랐다.)
한편, 연구팀은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산출할 수 있는 간 섬유화 지표인 FIB-4와 SAFE 점수의 유용성도 검증했다. 이들 점수가 높을수록 전체 암 발생 위험이 정비례하여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나이 요인을 보정한 후에도 최고 점수 구간에서는 독립적인 암 위험 연관성이 명확하게 유지됐으며, 특히 SAFE 점수는 연령 외에 추가적인 암 발생 예측 정보를 강력하게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비침습적인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도 암 고위험군을 사전에 선별할 수 있는 보조 도구로서의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이번 연구는 4만 4000명이라는 대규모 인원을 10년 이상 추적 관찰하여 지방간 유형에 따른 암 발병 위험 차이를 입증한 고품질 연구라는 점에서 학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대사이상과 음주를 통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암 예방 패러다임을 새로 제시했다는 평이다.
현재 건국대병원 간센터 소화기내과에서 간암, 간경변증, 간염, 지방간 등 간질환 전문 진료를 맡고 있는 박하나 교수는 “지방간을 진단받은 환자라면 자신의 음주 습관을 반드시 정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어 “음주가 동반된 지방간은 간암뿐 아니라 식도암과 위암의 위험까지 대폭 끌어올리므로 즉각적인 금주 조치와 함께 정기적인 간 초음파 검사 및 위·식도 내시경 검진을 병행하는 맞춤형 관리가 절실하다”며 1차 의료 현장에서 적극적인 음주량 평가 및 조기 검진 권고를 당부했다.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세줄 요약
- 지방간과 음주 결합 시 암 위험 급증
- 알코올성 간질환서 간암·식도암·위암 증가
- 혈액검사 지표로 고위험군 선별 가능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내안의 AI 본성 분석 :
UNMASK ]
기사 읽는 습관에 숨겨진 당신의 MBTI는?
Q.
기사를 다 읽으셨나요? AI 퀴즈로 핵심 점검!
음주 동반 대사이상 지방간의 간암 위험은 정상인 대비 몇 배인가?
![THE NEXT : AI 운명 알고리즘 지금, 당신의 운명을 확인하세요 [운세 확인하기]](https://imgmo.seoul.co.kr/img/n24/banner/ban_ai_fortune_v2.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