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잡으려면 도둑처럼”…가짜 기지국 흉내 내는 ‘대항군’만들어 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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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수정 2026-11-04 14:22
입력 2026-11-04 14:22
세줄 요약
  • 가짜 기지국 대응용 시험 플랫폼 데빌레이 개발
  • 2592가지 동작 구성으로 탐지기 7종 검증
  • 최소 192개 공격 구성을 놓치는 한계 확인
가짜 기지국을 이용해 스마트폰을 속여 개인정보를 빼가는 수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가짜 기지국의 행동을 예측해 탐지 기술의 빈틈을 찾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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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연구자가 중심이 된 연구팀이 가짜 기지국을 이용한 공격을 시험해 볼 수 있는 플랫폼 ‘데빌레이’를 개발했다.  챗GPT 생성 이미지
카이스트 연구자가 중심이 된 연구팀이 가짜 기지국을 이용한 공격을 시험해 볼 수 있는 플랫폼 ‘데빌레이’를 개발했다.

챗GPT 생성 이미지


카이스트, 국가보안기술연구소, 경희대, 미국 플로리다대, 미국 이동통신사 케이프 공동 연구팀은 가짜 기지국의 다양한 동작을 재현해 기존 탐지 기술이 놓치는 공격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 플랫폼 ‘데빌레이’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 기술은 다음 달 7~1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정보 보안 분야 국제 학술대회 ‘IEEE 연례 컴퓨터 보안 응용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가짜 기지국은 정상 이동통신 기지국인 것처럼 신호를 보내 주변 스마트폰의 연결을 유도해 식별 정보를 수집하거나 위치를 추적하고 통신을 방해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가짜 기지국을 차에 싣고 다니며 금융기관이나 배송업체를 사칭한 피싱 문자를 직접 전송하는 ‘SMS 블래스터’ 범죄도 세계 각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가짜 기지국을 이용한 각종 범죄는 발생하고 있지만 대응은 더디기만 하다. 대학 연구자는 물론 가짜 기지국을 탐지해야 하는 이동통신사나 정보·수사기관도 모든 상용 장비와 새로운 변종을 확보해 시험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공격자는 메시지와 통신 절차를 수시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알려진 몇 가지 공격만으로 시험한 탐지 기술에는 빈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런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상용 가짜 기지국의 동작과 기존 연구, 국제 이동통신 표준인 3GPP 규격을 함께 분석했다. 연구팀은 가짜 기지국의 동작을 주변 통신망 탐색, 가짜 기지국 신호 송출, 스마트폰 연결 유도, 공격 수행 네 단계로 나누고 공격자가 바꿀 수 있는 동작을 7개 핵심 요소로 정리했다. 여기에 실제 통신 절차에서 함께 사용할 수 없는 조합을 걸러내는 21개 규칙을 적용했다. 그 결과 연구팀이 정의한 범위에서 2592개의 서로 다른 동작 구성을 구현했다. 알려진 공격 방식에 그치지 않고 같은 목적을 다른 메시지와 절차로 수행할 수 있는 경우까지 살핀 것이다.

연구팀은 이렇게 구성한 2592가지 동작을 실제 스마트폰과 연결해 전체 통신 절차가 정상 수행되는지 확인했다. 또 데빌레이로 통신 메시지, 기지국 정보, 무선 신호, 통계적 특징, 머신러닝 등 서로 다른 원리를 사용하는 기존 탐지 시스템 7종을 평가했다.

그 결과 각 시스템이 최소 192개의 동작 구성을 탐지하지 못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특정 메시지를 공격의 단서로 삼는 탐지기는 다른 절차로 수행되는 공격을 놓칠 수 있었으며 공격 행동이 정상 통신망의 동작과 비슷해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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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빌레이 원리
데빌레이 원리 카이스트 제공


탐지 규칙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공격 사례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도 확인했다. 연구팀이 머신러닝 기반 탐지기에 기존에 놓쳤던 공격을 추가로 학습시키자 탐지율은 높아졌지만 정상 통신까지 공격으로 잘못 판단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공격을 얼마나 잘 찾아내는지뿐 아니라 정상 통신을 공격으로 잘못 판단하는 오탐을 얼마나 줄이는지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의미다.

연구를 이끈 김용대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데빌레이 기술은 공격자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행동을 방어자에게도 제공해 가짜 기지국 공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탐지 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자뿐 아니라 실제 가짜 기지국을 찾아야 하는 이동통신사와 정보·수사기관도 모든 상용 장비를 직접 확보하지 않고 다양한 공격 상황을 시험하며 방어 기술을 개발하고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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