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일 ‘무인 중장비’ 땅 파고 짐 운반… 한국은 아직도 ‘실험 중’

하종훈 기자
수정 2026-11-04 00:24
입력 2026-11-04 00:13
광산·건설 현장서 기술 격차 노출
中 탄광서 트럭 100대 석탄 날라美 AI 굴착기 6억 달러 받고 작업
日, 미와 협력해 불도저 상업 운용
韓 실증 머물러… 상용화 길 멀어
운전자 없는 전기트럭이 석탄 90t을 실어 나르고, 무인 굴착기가 땅을 판다. 인공지능(AI)이 광산과 건설현장의 육체노동까지 대신하기 시작했다. 중국·미국·일본이 무인 중장비의 상용화를 확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무인 자율 굴착기 등이 아직 실증 단계에 머물고 있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 이민 노천탄광에서는 지난해 5월부터 무인 전기 광산트럭 100대가 석탄을 운반하고 있다. 중국 건설장비 업체 쉬저우건설기계그룹(XCMG)이 제작하고 화웨이의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트럭이다. 배터리는 약 6분 만에 교체할 수 있으며 하루 최대 22시간 운행한다. 모바일월드라이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중국 전체 광산트럭 약 8만대 중 무인 차량은 약 5000대에 달했다.
무인화는 노동자의 업무도 바꾸고 있다. 이민 탄광에서는 과거 성수기에 트럭 약 300대를 운행하기 위해 교대 근무 운전기사 약 1200명이 필요했다. 탄광 측은 무인화 이후 최대 350명의 근로자를 다른 직무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해고 인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운전기사 고령화와 신규 인력 확보의 어려움도 무인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에서는 무인 굴착기가 실제 돈을 받고 작업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베드록 로보틱스는 지난 8월부터 네바다주 수처리시설과 텍사스주 토공 현장 등에서 AI 자율 굴착기의 유료 작업을 시작했다. 기존 굴착기에 센서와 자율작업 시스템을 장착해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고도 흙을 파고 옮기는 방식이다. 베드록은 지난달 26일 6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기업가치 41억달러를 인정받았다.
일본 코마쓰는 2008년 무인 광산트럭 상용화를 시작해 지난 4월 세계 누적 투입 1000대를 돌파했다. 코마쓰는 미국 AIM 인텔리전트 머신스와 협력해 자율 굴착기와 불도저도 미국 건설현장에서 상업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일본 시장에는 내년부터 도입할 계획이다.
한국 HD현대사이트솔루션도 지난 4월 스위스 건설업체 키바그에 무인 자율화 솔루션 ‘리얼 엑스’(Real-X)를 탑재한 22t급 굴착기를 인도했다. 다만 아직은 실증 단계다. 업계 관계자는 “완전 무인 굴착기의 양산·판매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상용화에는 제도적 제약도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현행 건설기계관리법의 조종사 면허·안전관리 체계가 직접 조종을 전제로 해 원격·자율작업 방식과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종의 법적 개념과 사고 책임 기준 등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종훈 기자
세줄 요약
- 중국, 무인 전기 광산트럭 100대 투입
- 미국, AI 굴착기 유료 작업 본격화
- 한국, 무인 중장비 실증 단계 머무름
2026-11-04 B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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