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예산안 협상 결렬… 정부 붕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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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수정 2026-11-04 00:05
입력 2026-11-04 00:05

더베버르 총리, 국왕에 사의 표명
재정난 속에도 긴축안 합의 무산

국가 부채와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벨기에가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연립정부 내 갈등 끝에 정부 붕괴 위기에 몰렸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르트 더베버르 벨기에 총리는 이날 오전 필립 국왕을 찾아 약 90분간 면담하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 전날 밤부터 이날까지 이어진 핵심 각료 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재정 건전화 방안에 대한 합의가 끝내 무산된 데 따른 것이다.

왕실은 성명을 내고 국왕이 사의 수용 여부에 관한 결정을 보류한 채 3일부터 연정 내 다른 정당 대표들과 해당 사안에 관한 협의에 나선다고 밝혔다. 국왕은 오는 6일 더베버르 총리를 다시 만날 예정인데, 국왕이 사의를 수용하면 다른 정당들에 새 연정 구성을 요청하거나 조기 총선 실시를 선언할 수 있다.

벨기에 정부에서는 지난 수개월간 100억 유로(약 15조원) 규모의 예산 삭감과 증세 방안을 두고 논쟁이 이어져 왔다. 더베버르 총리가 이끄는 우파 민족주의 정당 새플레미시 연대(N-VA)와 자유주의 정당 개혁운동(MR)은 국가 재정 안정을 위해 대대적인 공공 지출 삭감을 앞세운 반면, 사회주의 및 중도 성향의 연정 파트너들은 추가 세수 확보를 위해 부유세 인상을 요구하며 맞서왔다.

벨기에의 공공 부채는 약 7200억 유로(약 1081조원)로 그리스, 이탈리아, 프랑스에 이어 유럽연합(EU)에서 4번째로 높다. 재정 적자 규모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5.3%로 EU 권고치인 3%를 넘는다. 더베버르 총리는 지출을 줄이지 않으면 기존 부채의 이자를 갚기 위해 새로운 빚을 내야 하는 ‘이자 눈덩이’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조희선 기자
세줄 요약
  • 예산안 합의 결렬로 총리 사임 의사 표명
  • 국왕, 사의 수용 보류하고 연정 협의 착수
  • 지출 삭감·증세 갈등에 정부 붕괴 위기
2026-11-0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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