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의원 장악하고도 개헌 발의 못 하는 일본 자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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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명희진 기자
수정 2026-11-04 00:04
입력 2026-11-04 00:04

軍 역할 하는 자위대 명기 원하지만
내부서 ‘전력 보유’ 삭제 두고 이견
참의원 의석도 부족… 野 협조 필요

일본의 현행 헌법이 3일 공포 80주년을 맞은 가운데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의 개헌 추진이 난항을 겪고 있다. 집권 자민당이 헌법 개정안 발의에 필요한 중의원 의석을 단독 확보하고 있지만, 참의원 의석 장벽과 연립여당 내부의 이견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요미우리신문과 지지통신 등은 다카이치 정권이 헌법 개정 조문안 마련을 서두르고 있지만 조기 발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 정권은 출범 이후 자위대의 헌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고 긴급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개헌에 의욕을 보여왔다.

현행 헌법 9조는 전쟁과 무력행사를 포기하고 육해공군 등 전력 보유를 금지한다. 다카이치 정권은 사실상 군대 역할을 하는 자위대를 헌법에 명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대규모 재해 등으로 선거가 어려울 경우 국회의원 임기를 연장하거나 내각이 긴급정령을 제정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자민당은 지난 2월 중의원 선거에서 전체 465석 중 316석을 확보해 개헌안 발의에 필요한 3분의 2(310석)를 단독으로 넘어섰다. 개헌에 신중했던 공명당 대신 적극적인 개헌파인 일본유신회가 연립정권에 합류하면서 추진 동력도 강화됐다.

그러나 개헌파 내부에서도 방향이 엇갈린다고 통신은 짚었다. 자민당은 헌법 9조의 기존 조항을 유지하면서 자위대를 명기하자는 입장이지만, 유신회는 전력 보유를 금지한 9조 2항을 삭제하고 국방군을 명시하자고 주장한다. 기존 헌법의 틀을 유지할지, 전력 보유 금지 원칙까지 바꿀지를 놓고 견해차가 큰 셈이다.

참의원도 걸림돌이다. 일본은 개헌안 발의에 중·참의원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여당이 소수인 참의원에서는 야당 협조가 필수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내년 자민당 대회까지 발의 전망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당내에서는 2028년 참의원 선거 이후 발의가 현실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발의 후에는 국민투표에서 과반 찬성도 얻어야 한다.



1946년 공포된 일본 헌법은 한 차례도 개정되지 않았다. 일본은 그동안 개헌 대신 헌법 해석을 바꿔 안보정책을 확대해 왔다. 2014년 아베 신조 정권이 집단적 자위권의 제한적 행사를 허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도쿄 명희진 특파원
세줄 요약
  • 중의원 확보에도 개헌 발의 난항 지속
  • 참의원 장벽과 연립 내 이견이 걸림돌
  • 자위대 명기·긴급사태 개헌 논의 병행
2026-11-0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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