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디지털·해상풍력 협력 시너지… 투명한 ‘룰’로 투자 촉진”[서울, 대사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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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수정 2026-11-04 00:52
입력 2026-11-03 17:59

우고 아스투토 주한유럽연합 대사

양국 배터리·자동차·방산 분야 투자
한·EU FTA, 아시아 교역 선구자역
전쟁 위기 속 그린에너지 협력 기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기본법 제정
한국 정통망법 모델 된 DSA 도입도
4.5억명 경제 블록, 글로벌 규범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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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고 아스투토 주한 유럽연합(EU)대사가 3일 서울 중구 주한 EU대표부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지훈 기자
우고 아스투토 주한 유럽연합(EU)대사가 3일 서울 중구 주한 EU대표부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지훈 기자


“유럽연합(EU)은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투자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EU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본법을 만든 것도 모든 플레이어가 게임의 룰을 알면 투자가 더 촉진된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우고 아스투토 주한 EU대사는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EU의 전략적 협력 관계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탈리아 출신의 베테랑 외교관인 그는 지난해 9월 부임해 한·EU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더 성숙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EU는 그들이 만든 규범이나 규제가 글로벌 표준으로 확산하는 이른바 ‘브뤼셀 효과’로도 주목받아왔다. 특히 2024년 세계 최초로 제정한 AI 기본법과 디지털서비스법(DSA) 등은 한국이 새로운 제도 틀을 만드는 데 긴요한 나침반이 됐다. 이밖에 한국과 EU가 어떤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지 등 공동 미래 구상을 들어봤다.

-한·EU 간 경제 협력이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와 유럽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기업들이 유념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EU가 한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은 아시아에서 체결된 첫 신세대 FTA로 일종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 상품 교역액이 연간 5%씩 꾸준히 성장하며 두 배나 늘어날 정도로 양측 모두에 잘 작동해 왔다. 한국은 배터리, 자동차 제조 그리고 방위산업에 이르기까지 유럽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양측은 앞으로 해상 풍력 등 그린에너지 분야에서 더욱 우리의 미래를 위한 협력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여담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풍력발전이 흉측하며, 기후위기는 모두 사기라고 말했다.

“우리는 불과 몇 년 사이에 두 번째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다.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 의존에서 벗어나야 했다. 이제 중동 전쟁으로 다시금 얼마나 외부 위기에 취약한지 확인하고 있다. 유럽은 우리의 경험에 집중해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고 있으며 그 방향은 명확하다. 친환경 에너지가 이제 전체 에너지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잘 해내고 있다.”

-방산 기업이 유럽에 진출할 때 필요한 조언이 있다면.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방위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한국 방산 기업들은 유럽에서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다. 그들은 이미 여러 EU 회원국의 주요 무기 공급처가 됐다. 개별 회원국들이 방위 역량 현대화를 위한 투자를 늘려나가는 데 있어 EU는 파편화를 막고 공동 조달과 투자를 장려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유럽의 방위력 발전 노력은 5년째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때문으로 우리는 이 도전에 맞서야 한다.”

-최근 북한군 포로 송환 공개로 갈등이 있긴 하지만 한국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를 원하고 있으며, 한국인은 우크라이나의 회복을 바란다.

“러시아의 침략은 불법적이고 정당화될 수 없으며 전쟁 피해에 대한 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명제에서 시작해야 한다. EU는 우크라이나의 재건을 돕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준비 중이며, 정기적으로 회의도 하고 있다. 지난 회의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리긴 했지만, 전쟁이 계속되는 한 실천으로 옮기기는 어렵다. EU의 새로운 가족이 되기를 원하는 우크라이나의 열망을 이뤄내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다.”

-EU는 기술 발전이 더디다는 평가에도 AI 기본법과 개정 정보통신망법의 모델이 된 DSA를 제정했다.

“EU는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규제를 통해 비즈니스에 좋은 환경을 조성한다. 이는 한국으로부터 꾸준한 투자가 유입되는 이유 중 하나다. AI 기본법은 혁신을 진흥하면서 AI의 도입이 우리의 민주주의 가치, 개인의 권리 및 사생활 존중과 부합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명확한 규칙 체계를 마련해 두는 것은 투자를 위축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촉진한다. AI 기본법을 통해 안전한 AI가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DSA는 오프라인에서 불법이면 온라인에서도 불법이라는 기본 원칙을 이행하는 것이다. 거대 기술기업의 부당한 알고리즘으로부터 보호하는 틀이며, DSA를 통해 새로운 제한이나 구속이 도입되지 않는다.”

-EU가 글로벌 규범을 선도한다는 의미의 ‘브뤼셀 효과’를 설명해달라.

“EU는 4억 5000만명이 모인 경제 블록으로 입법 기획 단계부터 이해 관계자들에게 열려 있다. 사적 이익의 부당한 영향력으로부터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는 새로운 분야의 입법이 좋은 성과를 거뒀다. 투명성과 포용성을 보장한 입법 과정은 국제사회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

■우고 아스투토 대사는

우고 아스투토 주한 EU 대사는 이탈리아 태생으로 1991년부터 외교관으로 일했다. 케냐와 영국, 인도의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근무했고, 2013~2016년 EU 대외관계청에서 동남아와 아시아·태평양 담당을 맡았다. 2019~2023년 주인도 및 주부탄 대사를 지냈다. 좋아하는 한국 음식으로는 김치를 꼽았으며, 자국 음식 추천은 동료인 이탈리아 대사에게 양보했다.

윤창수 전문기자
세줄 요약
  • 한·EU FTA, 아시아 첫 신세대 협정 역할
  • 배터리·자동차·방산 투자, 유럽서 확대
  • 해상풍력·그린에너지 협력, 미래 축 부상
2026-11-0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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