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IPO’ 그토록 기다렸건만…몸값 시험대 오른 앤트로픽, 왜 [재테크+]

김성은 기자
수정 2026-11-03 15:05
입력 2026-11-03 15:05
전 분기 대비 성장률 둔화…기업가치 하향 조정 가능성
서버 한계·계절 둔화·가격 인하에 3분기 성장세 급제동
가격 결정력 약화 경고…AI 범용화에 매출 역성장 우려
사상 최대급 기업공개(IPO)로 전 세계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 온 앤트로픽의 매출 질주에 급제동이 걸렸습니다. 잠깐의 숨 고르기라는 해석이 나오는 한편, 인공지능(AI) 시장의 가격 경쟁력이 흔들리는 신호라는 경고음도 울리면서 상장을 앞둔 앤트로픽의 몸값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2일(현지시간) 미국 투자 전문 매체 모틀리풀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IPO를 앞두고 최근 증권신고서(S-1)를 수정해 올해 3분기 실적을 추가했습니다.
AI 모델 ‘클로드’의 개발사인 앤트로픽의 3분기 매출은 170억 달러(약 22조 7700억원)에 조금 못 미쳤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7% 급증한 수치이지만, 직전 분기 대비 성장률은 약 47%에 그쳤습니다.
언뜻 보면 놀라운 성과처럼 보이지만, 이전 분기들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크게 줄었습니다. 앤트로픽의 전 분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48%에서 올해 1분기 132%, 2분기 144%로 가파르게 치솟았다가 이번 3분기 들어 절반 이하로 급감했는데요.
‘역대급 IPO’ 흔드는 성장 둔화세이러한 실적 둔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상장 때 책정될 기업 가치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모틀리풀은 “앤트로픽의 기업 가치는 당초 예상됐던 2조 달러(약 2678조원)에서 1조 5000억 달러(약 2009조원) 수준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스페이스X의 750억 달러(약 100조 5000억원)를 뛰어넘는 역대급 IPO를 통해 몸값을 인정받으려면 그에 걸맞은 폭발적인 성장세가 이어져야 하는데, 이번 3분기 실적에서 우려스러운 조짐이 나타났다는 것이 모틀리풀의 설명입니다.
앤트로픽은 신고서를 통해 몇 가지 배경을 제시했습니다. 서버 용량 한계, 여름철 기업 활동의 계절적 둔화, 이용 약관 위반 고객에 대한 이용 제한 등이 영향으로 언급됐습니다.
가격 인하 역시 매출을 끌어내린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신규 모델 가격 인하와 계약 할인 적용으로 3분기 매출이 약 6억 달러(약 8000억원) 감소했습니다.
숨 고르기냐, 구조적 균열이냐전문가들은 이번 둔화가 단순한 일시적 숨 고르기일지, 아니면 구조적 변화의 시작일지를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모틀리풀은 성장이 다시 가속화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이번 3분기 실적은 앤트로픽의 가격 결정력이 약화하기 시작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신 모델 도입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AI 기술 자체가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범용 상품처럼 변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아울러 앤트로픽이 경쟁사들로부터 비즈니스를 지켜낼 튼튼한 ‘경제적 해자’를 갖췄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됩니다.
클로드가 AI 기술 선두를 달리더라도 경쟁 모델이 고객의 업무를 처리할 만큼만 뛰어나면 앤트로픽의 사업이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AI 전체 수요가 늘어나더라도 앤트로픽의 가격 결정력이 무너지면 매출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하거나 오히려 역성장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김성은 기자
세줄 요약
- 3분기 매출 급증 속 성장률 둔화
- IPO 앞두고 기업가치 하향 우려
- 가격 인하·서버 한계 영향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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