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장갑 없어도 ‘까끌함’ 느낀다”…가상현실 속 촉감 눈으로 나누는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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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수정 2026-11-03 11:15
입력 2026-11-03 11:15
세줄 요약
  • VR 촉감 장갑 없이도 거칠기 전달 기술 개발
  • 가상 손 윤곽선·움직임으로 촉감 시각화
  • 협업 시간 23% 단축, 정확도는 유지
가상현실(VR)에서 촉각 장갑을 낀 사람만 느끼던 물체의 촉감을 장갑이 없는 사람도 눈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한 기술이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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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제공
카이스트 제공


카이스트 메타버스대학원 연구팀은 가상 손의 윤곽선 모양과 움직임으로 물체의 거칠기를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 기술은 손 둘레에 만화의 효과선 같은 윤곽선을 띄워 물체가 얼마나 거친지 보여주는 방식으로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하는 시간을 약 23% 줄였다. 이 연구 결과는 컴퓨터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IEEE 트랜잭션스 온 비주얼라이제이션 앤 컴퓨터 그래픽스’에 게재 승인됐다. 또 지난달 이탈리아 바리에서 열린 국제 가상융합 학술대회 ‘IEEE ISMAR 2026’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받기도 했다.

VR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할 때 모두 같은 장비를 갖추는 것은 쉽지 않다. 장비를 갖춘 사람은 손끝에 진동을 주는 촉각 장갑으로 물체의 질감을 느끼지만 맨손인 상대방은 화면만 보고 판단해야 한다. 같은 물체를 만지더라도 정확한 감각은 한쪽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연구팀은 이를 ‘감각 비대칭’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에 연구팀은 장비를 하나 더 갖추는 대신 촉감을 눈에 보이는 신호로 바꿨다. 가상 손 둘레에 반투명한 윤곽선을 그리고 선의 모양과 움직이는 속도를 달리해 거칠기를 세 단계로 나눈 것이다. 부드러운 곡선이 빠르게 움직이면 ‘낮음’, 뾰족한 선이 느리게 움직이면 ‘중간’, 뾰족한 선이 빠르게 움직이면 ‘높음’이다.

연구팀은 개발한 이 기술을 이용해 각각 16명이 참여한 두 차례 예비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선이 뾰족할수록 더 거칠다고 느꼈고 이 표현은 VR 장갑의 진동 패턴과도 일치했다. 본 실험은 처음 만난 48명을 VR 장갑을 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한 조, 24개 조를 구성해 진행했다.

이들은 메타 퀘스트3 헤드셋을 쓰고 겉보기에 똑같은 가상 큐브 9개를 만져보며 대화를 통해 거칠기에 따라 세 구역으로 나눴다. 연구팀은 윤곽선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을 때, 장갑 착용자 손에만, 맨손 사용자 손에만, 두 사람 모두에게 보여줄 때를 비교했다.

그 결과 두 사람 손에 모두 윤곽선을 띄웠을 때 과제 완료 시간이 평균 49.8초에서 38.2초로 약 23% 줄었다. 분류 정확도는 모든 조건에서 91~95%로 큰 차이가 없었다. 시각 신호가 정답 속도를 높인 것이다. 또 맨손 사용자는 상대방 손이 아닌 자기 손에 윤곽선이 나타날 때 판단에 대한 자신감과 ‘협업에 기여했다’는 느낌을 크게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우운택 교수는 “이번 기술이 원격 협업, 가상 제품 평가, 교육·훈련 등에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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