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만남’ 미끼로 17억 꿀꺽…경찰, 방콕 피싱 조직 검거

유승혁 기자
수정 2026-11-03 11:00
입력 2026-11-03 11:00
허위 사이트로 유인해 가입비·예약금 요구
피해자별 피해 금액 최대 2억 4500만원
차명계좌 19개 2주마다 교체하며 추적 피해
허위 성매매 사이트를 통해 ‘조건만남’을 미끼로 17억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태국 방콕 소재 피싱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방콕에서 피싱 콜센터를 운영한 조직원 10명과 범행에 이용된 대포계좌 명의자 14명 등 한국인 24명을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검거해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조직원 10명 중 9명은 구속 송치됐으며, 나머지 15명은 불구속 송치됐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캄보디아와 베트남을 거쳐 태국으로 범행 거점을 옮기며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허위 성매매 사이트 여러 개를 개설한 뒤 조건만남 광고를 보고 연락한 피해자들에게 가입비와 만남 예약금 등을 요구했다. 만남 직전에는 첫 이용자가 거쳐야 하는 절차라며 보안인증비와 시스템 복구비 등 각종 명목을 내세워 추가 입금을 유도했다.
단계별 입금액을 추후 돌려주겠다고 약속해 피해자들을 안심시킨 뒤 요구 금액을 점차 늘렸다. 피해자가 추가 입금을 거부하면 기존 송금액도 돌려받을 수 없다고 속여 계속 돈을 보내도록 했다.
경찰이 현재까지 확인한 피해자는 11명으로 피해액은 약 5억원이다. 하지만 범행 계좌 분석 결과 전체 피해 규모는 피해자 100여명, 피해액 약 17억 7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피해자별 피해액은 최소 2만원에서 최대 2억 4500만원에 달했다.
조직은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19개의 차명계좌를 이용하고 2주마다 계좌를 바꿔가며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방콕에서는 빌라 4층 전체를 빌려 사무실과 숙소로 사용하며 조직원들을 합숙시켰다. 총책과 총괄, 팀장, 상담원으로 직급을 나누고 상담원도 범행 단계에 따라 1~3차로 구분하는 등 역할을 세분화했다. 이들은 한국과 태국 경찰의 합동 작전으로 지난 6월 22일 검거됐다.
경찰은 이미 송치한 24명 외에 조직원 12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이 가운데 8명은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보고 국제공조를 통해 인터폴 수배를 내렸다. 나머지 4명은 국내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설 방침이다.
유승혁 기자
세줄 요약
- 허위 성매매 사이트로 조건만남 미끼 범행
- 가입비·보안인증비 등 명목으로 추가 입금 유도
- 방콕 피싱 조직 24명 검거, 17억7000만원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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