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생중계 1년… 공개 넘어 참여·검증으로 나아가야”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김임훈 기자
수정 2026-11-03 00:56
입력 2026-11-03 00:56

‘국정운영 생중계의 개방성 효과와 과제’ 좌담회

이창태 한국정책방송원장
국정 생중계로 국민과 접점 늘어나
‘비공개’ 이제 받아들여지지 못할 것

홍경수 한국언론학회장·아주대 교수
생중계 목적은 국정 홍보 아닌 소통
숏폼에 원본 연동해 왜곡 대응해야
조주희 ABC뉴스 서울지국장
생중계 초기엔 자유로운 발언 위축
공교육부터 미디어 리터러시 절실

표언구 TJB 대전방송 미래전략실장
지역 방송망 활용 정보 격차 해소
KTV 영상 공유 확대… 역할 키워야
이미지 확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지난달 29일 열린 ‘국정운영 생중계의 개방성 효과와 과제’ 전문가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대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표언구 TJB 대전방송 미래전략실장, 조주희 ABC뉴스 서울지국장, 이창태 한국정책방송원장, 홍경수 한국언론학회장(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도준석 전문기자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지난달 29일 열린 ‘국정운영 생중계의 개방성 효과와 과제’ 전문가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대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표언구 TJB 대전방송 미래전략실장, 조주희 ABC뉴스 서울지국장, 이창태 한국정책방송원장, 홍경수 한국언론학회장(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도준석 전문기자


“어느 날 갑자기 국무회의를 다시 비공개로 하겠다고 하면 국민이 수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사회는 이미 공개된 사회로 나아갔습니다.”

이창태 한국정책방송원장의 단언에는 국정운영 생중계 1년의 성취와 다음 과제가 함께 담겼다. 국무회의 생중계가 1년 넘게 이어지며 국민과 국정 사이의 접점이 크게 늘어난 지금, 개방을 ‘참여와 검증의 국정’으로 완성할 방법은 무엇일까. 쏟아지는 2차 창작물의 왜곡은 어떻게 걸러낼 수 있을까.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두리커뮤니케이션·서울신문이 주관한 ‘국정운영 생중계의 개방성 효과와 과제’ 전문가 세미나가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 원장과 홍경수 한국언론학회장(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조주희 ABC뉴스 서울지국장, 표언구 TJB 대전방송 미래전략실장이 참석한 이날 세미나에서는 생중계 확대와 함께 2차 창작물 왜곡 대응, 수용자 참여 설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KTV의 역할 확대 등 다양한 정책대안이 제시됐다.

이미지 확대
이창태 한국정책방송원장.
이창태 한국정책방송원장.


●생중계 1년, 5억 3000만 뷰의 국정 개방

국무회의 생중계는 이재명 대통령의 결단에서 출발했다. 이 대통령은 2025년 7월 국무회의에서 “중대재해 근절대책은 국민 모두에게 가감 없이 알려야 할 사안”이라며 “토론 과정을 여과 없이 생중계하라”고 지시했다. 그해 7월 29일 생중계가 시작됐고, 지난 1월부터는 전 부처로 확대돼 올해 1~9월 정부 부처의 주요 행사와 회의 등 총 220건이 생중계됐다. 국민의 알 권리와 행정 투명성 제고가 취지다. 영상은 ‘KTV나누리’를 통해 모든 국민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부처들의 중계차 비용 절감이 올해 9월까지 16억원에 이르며 개방에 따른 경제적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KTV 측은 “국정행사 영상의 무료 개방으로 언론사와 개인 창작자들의 영상 활용 기회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확산 폭도 크다. 2026년 5-9월에 개최된 국정행사(국무회의, 정부기념행사 등) 80건에서 파생 콘텐츠 2만 2000여개가 나왔고, 누적 조회수는 5억 3000만 뷰를 넘었다. KTV 자체 데이터 분석에서 원본 영상(152개)은 파생 영상 개수 기준 127배, 조회수 기준 146배로 확산됐다. 이 원장은 “국정이 어떻게 논의되고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는가에 대한 국민과의 접점이 크게 늘어난 것이 의미”라고 평가했다. ‘KTV나누리’에서의 다운로드 횟수도 개방 후 1년간 6만 6092건으로 전년 대비 502% 늘었다.

이미지 확대
홍경수 한국언론학회장
홍경수 한국언론학회장


●‘트럼프쇼’가 남긴 반면교사

생중계가 새로운 현상인 만큼 논란도 따랐다. 과도한 공개가 토론을 위축시키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조 지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부 회의 공개를 사례로 들었다. “트럼프쇼 같다는 게 부정적인 이유였다. 트럼프가 주인공이 되다 보니 다른 분들의 의견이 솔직하지 않고 아부하려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았나 한다.” 생중계가 녹화와 달리 긴장도가 높아 발언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처음에는 다들 얼어 있었는데 최근에는 장관들도 편하게 이야기한다”며 “앞으로 어떻게 더 나아질지를 고민해야 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취지만으로는 모든 게 설명되거나 납득되는 게 아니다”라며 “중계는 미디어를 매개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정교하고 섬세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개의 목적이 국정 홍보에 그치면 곤란하다”며 “국민과 소통하는 것이 주요 성과지표(KPI)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표 실장은 지속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런 시도는 모든 정권이 다 했다. 지지율이 떨어지거나 논란이 생기면 흐지부지되고 없어졌다”며 “출렁이지 말고 끝까지 이 문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공개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사람은 대통령이고 그다음이 국무위원이지만, 가장 좋은 사람은 국민”이라며 공개의 방향을 분명히 했다.

이미지 확대
조주희 ABC 뉴스 서울지국장.
조주희 ABC 뉴스 서울지국장.


●숏폼 왜곡, 규제보다 생태계

개방의 그림자는 2차 창작물에서도 나타난다. 생중계 원본을 내려받아 진영 입맛에 맞게 편집하거나 낚시성 제목을 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조 지국장은 “KTV 영상을 있는 그대로 팩트체크하며 좋은 콘텐츠를 내는 크리에이터에게 인증을 주거나 보상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홍 회장은 “유튜버들이 정책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는 일종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한다고 평가하면서도 “숏폼이 전체 영상의 일부를 떼어 내 재가공하면 왜곡이 가능해진다”며 “숏폼에 풀 영상을 필수적으로 연동시키고 최우선 댓글로 전체 영상 링크를 연결하는 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KTV 유튜브 채널은 숏폼보다 미드폼과 롱폼 콘텐츠의 조회수가 비교적 높게 나타나는 편이다. 전체 맥락을 알기 위해 들어온다는 뜻”이라며 “건강한 콘텐츠 역할과 시장이 더 커져야 하고 그 선봉에 KTV가 있다”고 말했다. KTV는 중계 후 하루 4시간 이상의 라이브 정책 프로그램을 만들고 유튜브에 주당 250개의 클립을 올린다. 팩트체크 콘텐츠의 조회수가 계속 오른다는 것이다.

정부의 제도 뒷받침도 이어진다. ‘정책홍보 영상물의 제작 및 활용 촉진에 관한 규정’(국무총리훈령 제929호)이 올해 4월 제정됐고, KTV는 공공아카이브 개방전담팀과 전문가 자문위원단을 운영 중이다. 내년에는 왜곡·악용 사례 분석과 대응 매뉴얼 구축도 계획돼 있다.

●관객에서 참여자로… 리터러시 교육

홍 회장은 “수용자가 단순한 관객의 위치에만 머물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내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직접 볼 수 있는 참여자로 포지셔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KTV 시청자 조사에서 60대 이상이 64%, 20대는 1.8%에 불과하다는 점도 그가 짚은 과제다.

이 원장은 “외교·국방 등 사안은 비공개로 하되, 공개하는 것은 국민 모두가 알아야 할 것”이라며 “이제는 국민 의견을 어떻게 국무회의에 반영할 것인가가 남은 과제”라고 말했다. 국민참여단의 회의장 질문, 대변인이 실시간 댓글을 확인·평가하는 등 발전하고 있지만 더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에 대한 주문도 이어졌다. 조 지국장은 “미국은 초등학교 때부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철저하다. 한국은 알고리즘 때문에 한쪽 성향만 주입되기 쉬운데 공공교육 안에서 이런 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사실 확인과 관점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토론으로만 체득할 수 있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것은 사상누각”이라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우리 사회가 공유하는 공적인 영역을 조금씩 넓혀가는 것이 양극화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미지 확대
표언구 TJB 대전교통방송 미래전략실장.
표언구 TJB 대전교통방송 미래전략실장.


●국민 알권리… KTV 역할 확대 과제

이 원장은 “현재 KTV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의 약 30% 정도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과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 그는 “콘텐츠를 만들려면 벽돌이 많아야 하는데 예산이 답”이라고 말했다.

표 실장은 “KBS가 있는데 KTV는 뭘 하고 있지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사라질 만큼 역할이 더 커져야 한다”며 “지역 민방은 뉴미디어를 하려 해도 영상 자체가 없었다. KTV 영상 공유가 정보 격차 해소에 큰 물꼬를 텄다”고 평가했다. 그는 “KBS급으로 역할을 키우고 지역 방송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정보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원장은 내년부터 외국어 자막 서비스를 계획 중이고, 세계청년대회를 계기로 한국을 찾는 청년들의 인터뷰를 영어와 현지어로 만들어 올리는 구상도 밝혔다. KTV는 내년 KTV나누리를 대국민 공개형 포털로 전환하는 고도화와 다중 라이브 시스템 구축, AI 활용 영상분석 등도 계획 중이다.

이 원장은 “공적 책임을 가진 기관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생중계가 ‘보여주는 국정’을 넘어 국민의 참여와 검증이 작동하는 ‘함께하는 국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건강한 콘텐츠 생태계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KTV의 역할 확대에 달려 있다.

제작 지원 - 문화체육관광부

김임훈 기자
세줄 요약
  • 국정 생중계 1년, 국민 접점 확대와 공개 성과 점검
  • 숏폼 왜곡·발언 위축 우려, 원본 연동 대응 필요
  • 참여 설계·미디어 리터러시·KTV 역할 확대 과제
2026-11-03 1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내안의 AI 본성 분석 :
UNMASK ]
기사 읽는 습관에 숨겨진 당신의 MBTI는?
기사 반응 MBTI 확인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