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연쇄 살인에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도입되나…영국식 ‘종신 수감 명령’ 대안으로

서진솔 기자
수정 2026-11-02 18:32
입력 2026-11-02 17:30
세줄 요약
- 법무부,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도입 지원
- 아동 유괴 살인·연쇄 살인 등 중대범죄 겨냥
- 위헌 논란 속 영국식 종신 수감 명령 대안 부상
이재명 대통령이 강력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법무부가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추진 중이다. 다만 미국 등 국제사회에선 위헌성, 교정 비용 등 문제로 종신형 폐지의 목소리가 높은 상태다. 이에 법조계에선 법원이 아동 유괴 살인 및 연쇄 살인 등에 한해 종신 수감 명령을 선고하는 ‘영국식 종신형’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2일 법무부는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에 대해 “기존 발의된 법안을 중심으로 국회 입법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2024년 9월 이러한 내용을 담은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에 계류 중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강력범죄에 대해 “전쟁을 선포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주문한 데 따른 조치다.
다만 종신형의 위헌 논란은 넘어야 할 산이다. 헌법재판소는 2010년 2월 사형제를 두고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이 생명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인도적이지만 자연사할 때까지 구금하는 건 사형에 못지않다”고 밝혔다. 독일 헌재는 1977년 종신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고, 1981년 가석방 규정이 도입됐다.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채택한 해외 주요국은 미국과 네덜란드 정도다. 미국은 알래스카주를 제외한 지역에서 이 제도가 운용되고 있으나 최근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네덜란드는 종신형 선고 요건이 엄격한데, 2017년 무기수가 25년 복역을 마치면 자문위원회 평가를 받아 가석방이 가능한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영국식 제도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영국은 법원이 종신 복역 명령을 내릴 수 있는데, 이 경우 가석방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종신 수감 명령 대상은 ▲계획 연쇄 살인 ▲유괴 또는 성범죄가 동반된 아동 살인 ▲정치·종교·이념 목적을 위한 살인 ▲살인으로 유죄 선고 후 재범 등이다. 광주지법은 장윤기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피고인이 생존하는 동안 결코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지만 구속력은 없는데, 법원 선고에 강제성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한영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석방이 없으면 사회 복귀 가능성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에 존엄성 측면에서 위헌 우려가 나오는 것”이라며 “무기형의 가석방 의무 복역 요건을 30년 또는 50년으로 높이는 방안, 특정한 경우에만 가석방하는 방안 등 다양한 대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종신형이 도입되면 별도의 교정 시설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법무부 관계자는 “무기수에 대한 교정·교화를 포기할지, 일반 수용자들과 공간을 분리할지, 가석방 희망이 사라진 상태에서 어떻게 관리할지 등 대책도 면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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