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 폰 뒤에 붙이고 버튼만 누르면 녹음…AI 녹음기 ‘플라우드’ 성능은

민나리 기자
수정 2026-11-02 17:16
입력 2026-11-02 17:16
AI 녹음기 ‘플라우드 노트 프로’ 사용기
스마트폰 뒷면에 카드지갑처럼 붙여 놓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녹음이 시작된다. 휴대전화 잠금을 풀거나 녹음 앱을 실행할 필요가 없다. 약 2주간 인공지능(AI) 녹음기 ‘플라우드 노트 프로’를 취재 현장에서 사용해 보니 이 단순한 조작 방식이 생각보다 요긴했다. 녹음이 끝나면 전용 앱에서 곧바로 전사와 AI 요약까지 처리할 수 있어 긴 취재 내용을 정리하고 필요한 발언을 찾는 일도 한결 수월해졌다.
미국 AI 기록 솔루션 기업 플라우드가 만든 노트 프로는 신용카드만 한 크기에 두께 약 3㎜, 무게 30g이다. 자석 부착용 액세서리로 스마트폰 뒷면에 붙여 다닐 수 있다. 마이크 4개를 탑재했으며 제조사에 따르면 최대 5m 거리의 소리를 수음하고, 모드에 따라 30~50시간 연속 녹음할 수 있다.
실제 취재에서는 무엇보다 조작이 간단한 점이 편리했다. 예고 없이 대화가 시작돼도 스마트폰을 꺼내 화면을 조작할 필요 없이 기기 오른쪽 상단의 버튼만 누르면 됐다. 평소 쓰던 갤럭시 S24 플러스와 동시에 녹음해 중요한 발언을 놓칠 상황에 대비하기도 했다. 스마트워치로 녹음할 때 작은 화면에서 앱을 찾아 실행해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결 간편했다.
녹음이 끝나면 전용 앱에서 전사와 요약까지 이어진다. 기존에는 스마트폰 녹음 파일을 네이버 클로바노트로 옮겨 음성을 문자로 바꿨다. 플라우드는 기기에 저장된 파일을 앱으로 동기화하면 별도의 서비스로 이동할 필요가 없었다. 한국어와 영어를 포함해 112개 언어의 전사를 지원한다. 실제 영어로 진행되는 발표를 녹음했을 때도 언어를 따로 지정하지 않고 전사할 수 있었다. 이에 반해 클로바노트 개인용도 영어 전사는 지원하지만 AI 요약은 한국어로 인식한 노트만 가능하다.
전사 결과는 얼마나 믿을 만할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GTC 베를린 기조연설과 토머스 사전트 교수의 서울미래컨퍼런스 연설을 갤럭시 AI, 클로바노트, 플라우드로 비교했다. 엔비디아의 연산 소프트웨어 ‘CUDA-X(쿠다 엑스)’를 플라우드는 정확하게 표기했지만 갤럭시 AI는 ‘Kuda X’, 클로바노트는 ‘Kuta X’로 받아썼다. 발음이 비슷한 말을 실제 기술명과 연결하는 데 차이가 있었던 셈이다.
사전트 교수가 AI를 노동자의 ‘보완재(complement·컴플리먼트)’로 설명한 대목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플라우드는 해당 단어를 정확하게 기록한 반면 클로바노트는 발음은 같지만 ‘칭찬’을 뜻하는 ‘compliment’로 표기했다. 그러나 플라우드도 완벽하지는 않았다. 엔비디아의 AI 모델 ‘네모트론(Nemotron)’을 일부 구간에서 ‘Neomtron’, ‘Neutron’으로 기록했다. 녹음 환경을 동일하게 통제하지 않은 만큼 몇몇 사례만으로 전체 정확도의 우열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전사 못지않게 유용한 기능은 AI 요약과 질의응답이다. 플라우드는 약 1시간에 걸친 젠슨 황의 연설을 유럽 투자, 차세대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등 주제별로 정리했다. 전사문에 대해 질문하면 관련 내용을 찾아 답변해 주는 ‘Ask Plaud’ 기능도 제공한다. 긴 전사문을 처음부터 읽지 않고 필요한 발언을 찾는 데 도움이 될 만하다. 다만 AI 요약에서 발표 내용을 실제 수행해야 할 과제로 잘못 분류한 사례도 있어 원문 확인은 필요하다.
속보를 작성할 때는 예상하지 못한 불편도 있었다. 가령 1시간짜리 기조연설을 30분씩 나눠 녹음한다고 해도, 뒷부분을 녹음하는 동안 앞서 확보한 파일을 앱으로 옮길 수 없었다. 플라우드 측도 녹음 중에는 이전 파일을 전송할 수 없으며, 앞선 파일을 전송·전사한 뒤 다음 녹음을 시작해야 한다고 확인했다. 연설이 끝난 뒤 내용을 정리하기에는 편리하지만,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앞부분부터 기사로 써야 하는 기자에게는 불편한 제약이다.
구매를 고민하게 하는 건 가격이다. 플라우드 노트 프로의 국내 공식 판매가는 32만 9000원이다. 무료로 제공하는 AI 전사 시간은 월 300분이며, 월 1200분을 이용하려면 프로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구독료는 월 2만 7500원 또는 연간 16만 5000원이다.
회의나 인터뷰가 잦고 녹음 내용을 수시로 정리해야 하는 직장인과 기자, 강의를 기록하는 학생이나 연구자라면 활용도가 높겠다. 반면 가끔 녹음하는 정도라면 스마트폰의 기존 기능으로도 충분하다. 별도 기기값에 구독료까지 부담해야 하는 만큼 사용 빈도에 따라 구매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민나리 기자
세줄 요약
- 스마트폰 뒷면 부착형 AI 녹음기, 버튼 한 번으로 즉시 녹음
- 전사·요약·질의응답까지 지원, 취재 정리 효율성 강화
- 가격 32만9000원, 구독료 부담으로 사용 빈도 따라 가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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