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랗게 질린 내 계좌, 물타도 될까”…AI 폭락에 월가로 둘로 갈렸다 [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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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김성은 기자
수정 2026-11-02 16:27
입력 2026-11-02 16:24

한 달 새 AI·반도체 47개 종목 시총 6720조 증발
AI 흔들릴 때 625개 대형주 시총 1750조원 증가
“美 중간선거 해 S&P500 예외 없이 상승” 강세 전망
“금리 인상 마무리 전까지 위험 자산 피해야” 신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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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생성 일러스트
인공지능(AI) 생성 일러스트


인공지능(AI) 열풍을 이끌던 주식들이 크게 흔들리면서 월가의 전망도 둘로 갈렸습니다. 역사적으로 좋은 시기가 다가온다며 주식을 사들이는 쪽이 있는가 하면, 빅테크가 막대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의심하며 더 큰 하락을 경고하는 쪽도 있습니다.

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매체 야후파이낸스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이후 미국 증시에서 AI·반도체 관련 47개 종목의 시가총액이 약 5조 달러(약 6720조원) 줄었습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엔비디아는 각각 110조원 안팎이 사라졌고, 인텔의 주가는 10월 한 달 동안 반토막 가깝게 떨어졌습니다.

다만 찬바람은 시장 전체로 번지지 않았습니다. 같은 기간 다른 대형주 625개 시가총액은 오히려 약 1조 3000억 달러(약 1750조원) 늘었습니다. 지난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내리는 와중에도 11개 업종 가운데 9개는 1% 안팎 이상 올랐습니다. 이런 흐름이 나타난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입니다.

구글·아마존·메타 ‘현금 마이너스’ 충격야후파이낸스는 시장의 불안에 불을 붙인 원인으로 빅테크의 악화된 현금 사정을 지목했습니다. 알파벳이 지난 28일 장 마감 후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아마존도 29일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을 나타냈습니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번 돈에서 투자비를 빼고 남은 현금을 뜻합니다.

그보다 일주일 앞서 메타도 21일 발표한 실적에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도 이들 기업은 AI 투자를 줄일 뜻을 내비치지 않았습니다.

결국 30일 하루에만 AI 관련주에서 1조 달러(약 1340조원) 넘는 시가총액이 날아갔습니다. 이날 나스닥100 지수는 3.5%, S&P500 지수는 1.8% 내렸고, S&P500 기술 업종은 4.2% 넘게 급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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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2일 프랑스 파리 케링 본사에서 열린 ‘케링 이노베이션 데이 2026’에 등장한 구글 로고. 2026.1.22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월 22일 프랑스 파리 케링 본사에서 열린 ‘케링 이노베이션 데이 2026’에 등장한 구글 로고. 2026.1.22 로이터 연합뉴스


공포장에서 월가 전략가가 믿은 건 ‘달력’월가의 저명한 금융 전략가인 제프 허시는 이번 하락을 기회로 봤습니다. 그는 지난달 30일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의 공포를 ‘10월 공포증’이라 부르며 “오늘 주식을 조금 샀다”고 밝혔습니다.

허시가 믿는 근거는 달력입니다. 연감은 미국 중간선거가 있는 해의 4분기부터 이듬해 6월까지를 대통령 선거 주기의 ‘최적기’로 꼽습니다. 1950년 이후 중간선거 해의 10월 말부터 이듬해 6월 말까지 S&P500 지수는 19번 모두 올랐고, 상승률 중앙값은 약 15%였습니다. 반도체주도 1994년 이후 8번 모두 상승했습니다. 중앙값은 약 22%에 이릅니다.

물론 늘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2002년과 2018년에는 반도체주가 11%가량 더 떨어진 뒤에야 반등했고 8번이라는 사례 수도 많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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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의 하이난 항신 첨단기술산업단지에서 반도체 칩이 생산되고 있다. 2026.10.18 AP 뉴시스
지난달 18일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의 하이난 항신 첨단기술산업단지에서 반도체 칩이 생산되고 있다. 2026.10.18 AP 뉴시스


“아직 안 끝나”…SOXX 469달러 선에 주목신중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미국의 대형 금융사 트루이스트의 키스 러너 최고시장전략책임자는 2023년 이후 S&P500 기술 업종이 10% 이상 조정을 받은 사례가 이번을 포함해 6번이라고 짚었습니다. 이 가운데 4번은 하락 폭이 14~27%에 달했습니다.

그는 “이제 월가가 AI 수요의 강세만 보지 않고 대규모 투자가 꾸준한 이익과 현금으로 이어진다는 증거를 점점 더 많이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마이클 하트넷 수석 투자 전략가도 “전 세계 금리 인상이 끝날 때까지는 위험 자산 기피 국면”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린 횟수는 42번에 이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28일 금리를 동결했지만, 위원 2명은 인상에 표를 던졌습니다.

월가의 시선은 이제 몇몇 핵심 가격대로 모이는데요. 하트넷 수석 투자 전략가가 반도체주의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가격은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SOXX) 기준 약 469달러로 7월 저점인 465달러 바로 위에 있는 수준입니다. 현재는 471.51달러를 가리키고 있죠.

강세론자들은 SOXX가 먼저 약 524달러로 오른 뒤 10월 초 고점인 596달러 부근까지 오르기를 기대합니다. 반대로 7월 저점이 무너지면 370달러 부근까지 더 내려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성은 기자
세줄 요약
  • AI·반도체주 급락, 월가 전망 양분
  • 빅테크 현금흐름 악화, 투자 부담 확대
  • 계절적 강세 기대와 추가 하락 경고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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