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살해·시신 전국 유기’ 中 강사 정창성, 법정서 혐의 모두 인정

민경석 기자
수정 2026-11-02 15:56
입력 2026-11-02 15:56
세줄 요약
- 연인 살해·시신 훼손·전국 유기 혐의 인정
- 우발범행 주장, 계획범죄 여부는 부인
- 재판부, 피해 회복 노력 부재 지적
같은 국적의 유학생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전국 곳곳에 유기한 중국인 대학 강사 정창성(31)이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다만,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는 주장을 펼치며 계획 범죄 여부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2일 대구지법 형사13부(부장 채희인) 심리로 열린 정창성의 살인, 시체 손괴·유기·은닉,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사건 공판에서 정창성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도 동의했다.
앞서 변호인은 지난달 29일 제출한 변론요지서를 통해 “계획적인 범행이 아닌 우발적인 살인이었고, 범행 도구를 사전에 준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수사 기관이 실시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에서 진단 기준인 25점에 못 미치는 9점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재범 위험성이 없다고도 했다. 변호인은 정창성에게 범죄 전력이 없고 체포 직후에도 범행을 자백하고 시신 수습에도 협조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정창성 측의 피해 회복 노력이 변론요지서에 담기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채 부장판사는 “변론요지서에 양형에 관한 정상 관계를 상세하게 기재했는데 제일 중요한 피해자 관련 내용은 하나도 없다”며 “피고인이 반성하고 자책하는 것만큼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변호인은 “피해자 유족들이 중국에 있고 연락이 닿지 않아 합의나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유족들이 받은 충격과 피해가 너무 커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공소청은 정창성이 다른 피해자를 상대로 한 별건의 성폭력처벌법 위반 사건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며 가능하면 병합 기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가 워낙 심각한 사건이고 양형 판단이 중요해 증거조사와 판결 전 양형 조사를 진행한 뒤 선고하기로 했다.
정창성은 지난 8월 20일 오전 6시쯤 경북 경산시 하양읍 자신의 원룸에서 연인 관계인 중국인 유학생 A(25)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범행을 저지른 뒤 시신을 훼손해 경북 경산·경주·상주, 대구 팔공산, 경기 군포시 일대 쓰레기장, 야산 등에 유기했다. 일부는 주거지에 숨기기도 했다.
이후 정창성은 피해자가 살아 있는 것처럼 꾸며 경찰의 추적을 피하는 주도면밀함도 보였다. 그는 A씨가 실종됐다며 경찰에 허위로 신고하고 여장을 한 채로 A씨의 휴대전화를 들고 동대구역으로 이동해 대합실 폐쇄회로(CC)TV에 촬영되도록 했다.
조사 결과 정창성은 자신이 근무하는 대학의 한 유학생과 교제하던 중 지난 3월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A씨와도 교제를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에도 여성 유학생에게 접근했다 대학 측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그는 A씨가 자신과의 교제 사실을 대학에 알리겠다고 하자 범행을 저질렀다.
대구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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