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야근 거짓말하고 호텔로”…中 워킹맘 잇단 ‘일탈’, 속사정은? [월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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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김성은 기자
수정 2026-11-02 18:59
입력 2026-11-02 14:00
세줄 요약
  • 중국 워킹맘들, 가족 몰래 호텔 투숙 증가
  • 일·육아에 지친 여성들, 몇 시간의 휴식 추구
  • 온라인서 공감과 안타까움 반응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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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객실 내부 모습. 123rf
호텔 객실 내부 모습. 123rf


중국에서 일과 육아에 지친 여성들이 가족 몰래 호텔 방을 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화려한 휴가가 아니라,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온전한 몇 시간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 중국 전역에서 호텔에 혼자 투숙하는 워킹맘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낮에는 직장 일에 시달리고 퇴근 후에는 집안일과 육아라는 ‘두 번째 근무’를 해야 하는 여성들에게 호텔이 유일한 탈출구가 됐다는 설명이다.

한 34세 여성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남편, 시부모, 유치원생 딸과 함께 산다고 밝히며 집 안에 자신의 개인 공간이 없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남편이 육아를 잘 도와주는 편이긴 하지만 활기찼던 자신의 삶을 잃었다는 생각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고 한다. 어느 날 그는 가족에게 야근한다고 거짓말을 한 뒤 퇴근길에 호텔 방을 잡았다. 네 시간 동안 그는 샤워를 하고 밥을 먹은 뒤 책을 읽고 TV를 봤다.

그는 “100위안(약 2만원) 남짓으로 네 시간의 자유를 샀으니 충분히 그만한 값어치를 했다”며 “그 순간은 마치 나 자신과 데이트하는 기분이었다”고 적었다. 해당 글에는 2만개 가까운 ‘좋아요’가 달렸다.

다른 워킹맘들도 저마다의 ‘호텔 탈출 일기’를 올리기 시작했다.

중부 도시 창사의 한 행정직 간부 여성은 매주 목요일 오후 회사 근처 호텔을 시간 단위로 빌린다.

가족이 질색하는 록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기 위해서다.

동부 항저우의 한 여성은 출장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밝혔다. 끊임없이 “엄마”를 찾는 소리에서 벗어나, 저녁 내내 거리를 거닐거나 얼굴에 팩을 붙인 채 드라마를 몰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 독서, 명상으로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저 밀린 잠을 자고 싶어 한다. 남편의 코 고는 소리와 아이의 울음소리에 늘 잠이 깨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집안 어른들의 꾸지람이나 배우자, 아이들의 불평을 피하기 위해 호텔행을 비밀에 부치는 여성들도 많다고 한다.

온라인에는 이들을 향한 공감과 안타까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다른 가족이 도와주려고 나서도 아이들은 거의 언제나 엄마부터 찾는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들은 엄마, 직장인, 아내이기에 앞서 한 사람의 인간”이라며 “어떤 여성에게는 일터가 유일한 쉼터이고, 집은 끝나지 않는 할 일 목록일 뿐”이라고 적었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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