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시정연설 온도차 극명…與 박수·셀카 vs 野 피켓·퇴장

강동용 기자
수정 2026-11-02 13:26
입력 2026-11-02 11:20
李, 연단 올라 야당 의원에 먼저 인사
野비판에 “의견 듣겠다” 말 멈추기도
野집단퇴장 속 남은 조경태 찾아 악수
2일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여당의 박수갈채와 야당의 피켓 야유가 엇갈리며 뚜렷한 여야 온도 차를 드러냈다.
취임 후 네 번째 시정연설에 나선 이 대통령은 이날 감색과 회색이 교차하는 넥타이를 매고 본회의장으로 들어섰다. 감색과 회색은 각각 신뢰와 책임을 뜻하는 색으로, ‘더 큰 성장, 더 따뜻한 민생, 더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국정 운영 의지를 담아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본회의장 통로를 지나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가볍게 악수한 뒤 연단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먼저 야당 의원석을 향해 고개 숙인 뒤 여당 의원석에 인사하고 본격적인 시정연설을 시작했다.
연설 내내 본회의장 여야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의 주요 발언 대목마다 박수갈채를 쏟아내며 힘을 실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노트북 모니터 앞에 ‘사법부 겁박 중단’, ‘미래빚더미기금’ 등이 적힌 피켓을 일제히 붙여 둔 채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연설을 지켜봤다.
연설 도중 장내가 소란해지며 이 대통령이 발언을 잠시 멈추는 상황도 빚어졌다. 이 대통령이 국채 발행 관련 내용을 설명하던 중 국민의힘 의원석에서 “왜 신규 국채를 발행하나”라는 등의 반발이 터져 나오자, 이 대통령은 연설문에서 시선을 떼고 발언을 중단했다.
이 대통령은 항의하는 야당 의원들을 바라보며 “말씀하실 게 있으면 하시고 제가 마저 하도록 하겠다. 계속 더 듣고 하겠다”며 야당 의석의 목소리를 잠시 경청했다. 장내 소란이 이어지자 “자꾸 방해를 하는 이야기네요. 특별한 의견을 주시면 좋겠는데”라고 응수한 뒤 다시 연설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곧장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빈 야당 의석 가운데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자, 이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조 의원 자리로 직접 다가가 손을 맞잡고 인사를 건네 눈길을 끌었다. 이어 퇴장로를 가득 메운 민주당 의원들의 악수와 셀카 요청에 일일이 응하며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기념 촬영을 마친 뒤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한편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 로텐더홀에서도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환담장으로 향하던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회로 들어서자 로텐더홀에서 피켓 농성을 벌이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조희대 대법원장님 힘내세요”라고 외쳤다. 뒤이어 국회로 들어선 이 대통령은 규탄 구호를 외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한 뒤 발걸음을 옮겼다. 이어진 환담에서 이 대통령은 조 대법원장에게 “잘 계시지요?”라며 안부를 물었다.
강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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