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군부 계엄 불법구금 피해자 위자료 4250만→6500만원… 법원 “증명 어려운 상황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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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수정 2026-11-02 11:06
입력 2026-11-02 11:06
세줄 요약
  • 불법 구금 피해자 위자료 항소심 증액
  • 직접 증거 부족해도 증명 곤란 고려
  • 계엄포고령 무효·불법성 중대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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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청사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청사 모습.
연합뉴스


1980년 신군부 비상계엄 당시 계엄 해제·전두환 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다 불법 구금된 피해자에게 국가가 지급해야 할 배상금이 4250만원에서 6500만원으로 늘었다. 항소심 법원은 피해 입증의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더라도, 국가에 의해 밀실에서 자행된 인권침해 행위의 경우 증명이 쉽지 않다는 한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3부(부장 맹준영)는 지난달 23일 A씨가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980년 4월~5월 당시 대학생으로 계엄 해제 및 전 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다 계엄포고령 제10호에 따라 부모의 자택에서 영장 없이 체포돼 93일간 구금됐다. 출소 이후엔 학교에서 제적당한 뒤 강제로 입영했다.

지난 2024년 8월 5·18민주화운동관련자보상심의위원회는 A씨를 5·18 관련자로 인정하고 보상금 6467만 9200원을 지급했다. A씨는 별도로 국가를 상대로 8000만원 상당의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이 중 4250만원을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영장 없이 체포돼 불법 구금됐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도 구금기간 중 구타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깨고 위자료를 6500만원까지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인정되지 않았던 가혹행위를 일부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는 형사들에게 끌려간 경위와 재차 옥인동 대공분실로 끌려가 그곳에서 옷을 발가벗기고 구타를 당하거나 밤에도 잠을 재우지 않으며 고문하는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묘사하는 등 구체적으로 상세히 진술하고 있다”며 “당사자 진술 이외에 별도로 명확한 물증을 확보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고 짚었다.

이어 “객관적 증거가 다소 부족해도 증명의 곤란을 막연히 A씨에게 불리하게 적용해 그와 같은 가혹행위의 존재를 쉽사리 일괄 배척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증명을 강제하거나 지나친 증명의 부담을 지우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당시 계엄포고령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영장주의에도 위배돼 해제되기 전부터 무효였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전 전 대통령 등 국가기관 공무원들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할 의무를 저버린 만큼 불법성이 매우 중대하고 재발 방지 필요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불법 구금 이후 약 46년간 배상이 이뤄지지 않은 점, 그동안 물가와 화폐 가치가 크게 달라진 점 등이 위자료 산정에 반영됐다.

김희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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