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가치 높여라”…롯데쇼핑·이마트도 ‘저PBR 딱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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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수정 2026-11-02 00:05
입력 2026-11-01 21:32

코스피 96곳·코스닥 55곳 첫 공개

51개 기업 PBR 0.2배에도 못 미쳐
대기업 집단 계열사 40곳도 포함
증권사 HTS·MTS에도 ‘태그’ 표시

개선계획 제출 34개 기업은 빠져
일각에선 “보여주기식 공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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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과 이마트,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을 비롯한 상장사 151곳에 ‘저평가 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한국거래소 공시시스템은 물론 증권사 주식거래 앱에서도 해당 기업의 주가가 오랫동안 낮은 평가를 받아왔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단번에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한국거래소는 1일 코스피 96곳과 코스닥 55곳 등 총 151곳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저PBR 기업으로 처음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이름을 밝혀 망신을 주는, 이른바 ‘네이밍 앤드 셰이밍’ 방식을 통해 낮은 주가를 방치하거나 오히려 누르는 기업의 가치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명단은 2일부터 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공개되며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도 ‘저PBR’ 태그가 붙는다.

PBR은 기업이 가진 순자산에 비해 주식시장에서 얼마나 높은 평가를 받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예를 들어 빚을 빼고 남은 회사 재산이 100억원인데 시가총액이 25억원이라면 PBR은 0.25배다. 이번에 공개된 151곳 모두 PBR이 1배를 밑돌았으며, 이 가운데 51곳은 0.2배에도 못 미쳤다. 세 곳 중 한 곳은 회사 순자산의 20%도 안 되는 가격에 주식이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이를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본다.

특히 대기업집단 28곳의 계열사 40곳도 명단에 포함됐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 중에는 한화생명(0.27배), 현대제철(0.19배), 롯데쇼핑(0.17배), 롯데케미칼(0.18배), 이마트(0.15배) 등이 이름을 올렸다. 롯데와 태광그룹은 각각 3곳, 신세계·현대자동차·코오롱·삼양·한솔그룹은 각각 2곳이 포함됐다. 주가가 낮은 이유는 기업마다 다르다. 공장과 토지 등 재산이 많더라도 앞으로 돈을 잘 벌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 주가는 낮게 형성될 수 있다. 한솔홀딩스, 삼양홀딩스 등 자회사 지분 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게 평가받는 지주회사들도 포함됐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치가 기업들의 경영 방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이 주가를 의식하고 기업가치 개선에 나서도록 유도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도 “기업들이 자사주를 사들여 없애거나 배당을 늘리는 등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조치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를 소각한다고 주가가 반드시 오르는 것은 아니다. 배당으로 회사 재산이 줄어도 주가가 함께 떨어지면 PBR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 자사주 소각 역시 주당 가치를 높이는 수단이긴 하지만 주가 상승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가진 자본으로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내는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거래소는 저평가 기업 185곳 중 기업가치 개선계획을 제출한 34곳을 제외하고 151곳을 공개했다. 다만 명단 공개를 피하려고 형식적인 계획만 내놓는 기업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순히 개선계획을 공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이행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거래소는 내년부터 명단에 오른 151곳을 대상으로 저평가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계획 수립을 돕는 일대일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박소연 기자
세줄 요약
  • 거래소, 저PBR 상장사 151곳 첫 공개
  • 롯데쇼핑·이마트 등 대기업 계열사 포함
  • 자사주 소각·배당 확대 압박 전망
2026-11-02 B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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