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망진 사람도 속는다”… 제주서 AI 보이스피싱 예방교육

민나리 기자
수정 2026-11-02 00:04
입력 2026-11-01 20:52
가짜 음성·영상에 어르신들 피해
LGU+, 보안기능·‘익시오’ 등 안내
“아주 요망진(제주도 방언·똑똑한) 아줌마였어요. 그런데 보이스피싱에 속아 2000만원 잃었고요. 사기범의 말은 믿고 정작 아들딸 말은 안 믿더라니까요.”
LG유플러스의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을 맡은 임한진 강사는 지난달 27일 제주시 제주특별자치도노인복지관 3층 대강당에서 속된 말로 덜떨어진 사람만 보이스피싱에 속는 게 아니라며 이렇게 말했다. 사기범에게 심리적으로 휘둘리면 외려 가족의 말조차 믿지 못하더라는 것이다. 이어 임 강사가 피해 경험을 물었다. 한 어르신은 전남광주시 고흥에 사는 친구가 김을 보내 주겠다고 한 지 이틀 만에 배송 주소가 잘못됐으니 다시 알려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운을 뗐다. 이에 의심 없이 연락에 응했다가 휴대전화에 저장된 정보를 탈취당했고, 휴대전화를 새로 마련해야 했다. 임 강사는 “부끄러워서 경험담을 잘 공유하지 않는데 그러니 주변에 또 당하는 분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임 강사는 파이를 자르고 된장찌개를 끓이는 인공지능(AI) 영상 중에 진짜를 고르는 퀴즈를 냈다. 그는 “나도 다 못 맞혔다”고 했다. 사람의 눈과 귀를 속일 만큼 정교해진 기술은 범죄에도 악용되고 있다. 사기범들은 택배 주소 오류나 부고장, 제주 지역 분리수거 시설인 ‘클린하우스’의 과태료 안내까지 사칭해 인터넷 주소를 누르도록 유도한다.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악성 앱을 설치하게 한 뒤 금융회사로 거는 전화를 가로채는 수법도 재연 영상으로 소개됐다. 임 강사는 가족이 돈을 요구해도 기존에 알던 번호로 직접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LG유플러스 직원들도 어르신들과 나란히 앉아 스마트폰 보안 기능과 인공지능(AI) 통화 앱 ‘익시오’의 보이스피싱 탐지 기능, 챗GPT 활용법 등을 안내했다. LG유플러스가 최근 2년간 전국 복지관과 다문화가족센터 등에서 진행한 교육은 누적 241회로, 3615명이 참여했다.
글·사진 제주 민나리 기자
2026-11-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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