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5주차 법안 뽑아보니
농지 성토·절토 ‘신고제→허가제’ 변경
생필품·방문지원…복지 사각지대 발굴
‘장애인전용주차’를 ‘장애인등전용’으로
매일 수많은 법안이 발의되고 있지만 이 중 언론에 보도되는 법안은 쟁점 법안 등 일부에 그칩니다. 서울신문은 매주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안에 주목해 3개 정도 추려 소개합니다. 법안 발의 배경부터 핵심 내용, 통과 시 파장 등을 압축적으로 정리했습니다.
●뒷북 단속 그만…농지 성토 신고 포상금까지서범수 국민의힘 의원, 28일 대표발의
“토양 오염 넘어 주민 일상생활 파괴”농지에 좋은 흙을 넣어 주겠다며 접근한 뒤 폐기물을 몰래 묻은 일당이 적발된 사례가 있습니다. 2023년 2월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연천군 장남면의 농지 941㎡에 덤프트럭 63대분, 약 1575t의 폐기물을 불법 매립한 일당을 적발했습니다.
이처럼 농지개량을 내세운 불법 성토와 폐기물 매립을 막기 위한 법 개정이 추진됩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8일 농지 성토·절토를 현행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꾸고, 불법 농지개량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농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불법 행위를 신고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근거도 담았습니다.
농지개량 신고제는 2025년 1월 시행됐지만 사후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경기 화성시의 경우 제도 시행 이후 농지개량 신고 550여건이 수리됐고, 이 가운데 위반 약 80건이 적발됐습니다. 그러나 행정기관이 자체적으로 적발한 사례는 6건에 그쳤습니다.
함께 발의한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은 폐기물 분석 전문 기관이 사업장폐기물을 분석해 지정폐기물로 확인하면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의무적으로 통보하도록 했습니다. 사업장폐기물 관련 미신고·거짓신고 등에 대한 과태료 상한을 높이는 내용도 담았습니다.
서 의원은 “불법 성토와 폐기물의 부적정 처리는 토양오염은 물론,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파괴하는 심각한 문제”라며 “법 개정을 통해 불법행위를 근절하고 지역 주민의 안전과 생활환경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했습니다.
●먹거리부터 집수리까지 ‘그냥드림 3법’전현희 민주당 의원, 26일 대표발의
생필품·방문지원…복지 사각지대 발굴당장 먹을거리나 생필품이 부족해도 어디에 지원을 신청해야 하는지 몰라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거동이 불편해 지원기관을 직접 찾아가기 어렵거나 혼자 형광등을 갈고 수도꼭지를 고치는 것조차 버거운 1인 가구도 있습니다. 신청해야 지원받는 현행 복지제도만으로는 이런 일상 속 위기를 제때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에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6일 먹거리와 생필품 지원부터 생활 불편 해소, 방문·배달 지원까지 포괄하는 ‘생활기본지원서비스’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이른바 ‘그냥드림 3법’으로, 정부가 전국 확대를 추진하는 ‘그냥드림’ 사업의 법적 기반을 든든히 하면서 지원 대상을 직접 찾아가는 복지체계를 만들겠다는 취지입니다.
현행 복지제도는 소득과 재산을 증명하고 복잡한 신청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장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도 절차와 정보 부족 때문에 제때 지원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정안은 사회서비스 영역에 ‘먹거리 및 일상생활’을 추가하고 식품·생필품 지원, 생활 불편 해소, 방문·배달, 안부 확인과 사회적 고립 예방 등을 ‘생활기본지원서비스’로 새롭게 규정했습니다. 먹거리와 생필품이 필요한 사람에게 우선 지원하고 다른 복지제도로 연계하는 ‘그냥드림’, 형광등 교체와 간단한 집수리 등 생활 불편을 돕는 ‘그냥해드림’,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장애인 등에게 필요한 물품을 직접 전달하는 ‘그냥갖다드림’이 대표적인 서비스입니다.
전 의원은 “이번 개정안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것은 일상의 복지”라며 “복지의 문턱은 낮추고 더 가까운 지원으로 누구도 혼자 고통을 감당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임산부 주차 불편…장애인구역 이용 길 연다김정재 국민의힘 의원, 28일 대표발의
임신 중·출산 후 6개월 미만 대상 표지 발급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이 있어도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경기도가 2024년 10월 공공청사 등 165곳을 감사한 결과, 87곳(52.7%)에서 88건의 지적사항이 나왔습니다. 공개된 감사 결과에는 주차구역 안내 표지를 찾지 못해 20여분간 주차장을 헤맨 임부와 전용 주차구역이 없어 건물에서 먼 곳에 차를 세운 만삭 임부의 사례가 담겼습니다.
이에 임산부의 주차·이동 불편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이 추진됩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8일 임산부도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현행법상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보행상 장애가 있는 사람 등 대상에게 발급된 주차표지가 있어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임산부는 임신 중 배가 불러 차량에 타고 내리기 어렵고 출산 직후에도 신체 회복이 필요하지만, 이용 대상에서 제외돼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개정안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의 명칭을 ‘장애인등전용주차구역’으로 바꾸고, 임신 중이거나 출산 후 6개월 미만인 여성이 주차표지를 발급받아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임산부가 실제 탑승하지 않은 차량은 이용할 수 없도록 제한했습니다.
김 의원은 “임산부는 작은 움직임에도 신체적 부담이 크고, 특히 좁은 주차공간에서 차량에 타고 내리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이번 개정안이 임산부의 주차와 이동 부담을 덜어 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곽진웅·반영윤 기자
세줄 요약
- 농지 성토·절토 허가제 전환, 불법 매립 차단
- 신고 포상금 도입과 처벌 강화, 사후관리 보완
- 복지·주차 개선 법안도 함께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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