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그 자리에 있었다면…’ 마방진 신작 ‘투신’, 침묵 향한 질문

최여경 기자
수정 2026-10-30 11:59
입력 2026-10-30 11:59
세줄 요약
- 마방진 창단 20주년 신작 ‘투신’ 공연 발표
- 자살 현실과 침묵·방관을 묻는 극중극 구성
- 공유오피스 사건과 배우들의 재현을 교차
극공작소 마방진이 창단 20주년 기념 신작 연극 ‘투신 Two Scenes’를 11월 13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 올린다. 마포문화재단과 공동 주최하는 이번 공연은 고선웅(58) 연출과 마방진이 4년 만에 함께 내놓는 신작이다.
작품은 2024년 사망원인통계 기준 하루 평균 40.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한국 사회의 현실에서 출발한다. 한 중년 남성의 죽음을 다루되, 시선은 죽음의 이유보다 ‘왜 아무도 말리지 않았을까’라는 물음을 향한다. 타인의 절망을 목격한 이들의 침묵과 방관을 비추면서도 고선웅 특유의 위트는 놓지 않는다.
제목은 ‘몸을 던진다’는 뜻의 투신(投身)과 ‘두 장면’을 뜻하는 ‘Two Scenes’의 발음을 포갰다. 어느 공유오피스에서 발생한 사건과 그것을 연극으로 옮기는 배우들의 이야기를 겹친 극중극 형식이다. 무대는 연극과 현실의 경계를 오가고, 관객은 인물의 행동과 이를 해석하는 배우들의 반응을 함께 지켜본다. 공유오피스는 한 공간을 쓰면서도 서로의 삶에 무심한 오늘의 풍경을 드러낸다.
원경식, 이도유재, 조한나, 김윤아 등 극단의 주요 레퍼토리를 함께해온 단원 10명이 즉흥극을 펼치고, 고 연출이 이를 재구성했다. 서정완 대표는 프로듀서이자 극 중 연출가 ‘오광수’로, 김용화 음악감독은 음악감독 역으로 무대에 올라 직접 연주하며 연극이 만들어지는 현장을 펼쳐 보인다.
서 대표는 “배우들이 기획 단계부터 함께한 첫 공동창작”이라면서 “기존에는 연출가에게 맡겼던 부분까지 스스로 고민하고 제안하며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연출은 “타인의 절망 앞에 침묵하는 우리의 민낯을 마주하고, 곁에 있는 사람들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05년 고선웅이 창단한 마방진은 가로·세로·대각선의 합이 같은 숫자 배열 ‘마방진’처럼 구성원 각자가 한 칸씩을 채워 무대를 완성한다는 뜻을 이름에 담았다. ‘칼로막베스’, ‘홍도’, ‘회란기’ 등에서 리듬감 있는 대사와 앙상블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아왔다.
최여경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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