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맡아도 흔들리지 않는 조직 만들겠다”…이은상 중대범죄수사청 기획조정관 인터뷰

김주환 기자
수정 2026-10-29 13:23
입력 2026-10-29 12:46
검사 몫이던 요직에 검찰 일반직 출신 첫 기용
검찰 25년, ‘수사관’ 꿈 다시 품고 중수청行
“본청·지방청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시스템 만들 것”
“누가 맡더라도 흔들림 없이 운영되는 조직을 만들겠습니다.”
이은상(52) 중대범죄수사청 본청 기획조정관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기조관 자리를 떠날 때 꼭 남기고 싶은 것으로 특정 개인의 역량에 기대지 않는 조직 운영 체계를 꼽았다. 이 기조관은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업무가 흔들리지 않고, 본청과 지방청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제가 자리를 떠날 때 중수청이 특정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이 되어 있다면 가장 큰 보람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조관은 검사가 아닌 검찰 일반직 출신으로 중수청의 첫 기획조정관(2급)을 맡았다. 조직과 예산, 기획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로 검찰 시절 같은 역할을 맡았던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은 검사 몫이었다. 청 전체의 살림과 방향을 짜는 만큼 검찰 안에서도 소위 ‘에이스’ 검사들이 거쳐 가는 핵심 요직으로 꼽혀 왔다.
지난 28일 서울 중구 중수청 본청에서 만난 이 기조관은 새 수사기관의 살림을 집을 짓는 일에 빗댔다. 그는 “새로 집을 짓는 일과 이미 지어진 집을 관리하는 일의 차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존 청에서는 갖춰진 조직과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집중했다면, 지금은 조직의 틀부터 업무 절차와 부서 간 협업 체계까지 만들어야 해서 업무 범위도 넓고 신경 쓸 일도 더 많다”고 말했다.
25년 몸담은 검찰 떠나 새 조직으로그는 서울북부지검의 마지막 사무국장이었다. 지난해 2월 부산지검 동부지청 사무국장으로 고위공무원에 오른 뒤 올해 3월 북부지검으로 옮겼고, 7개월여 만에 검찰청이 폐지됐다. 그는 “서울북부지검의 마지막 사무국장으로서 청사 간판을 내리고 공소청으로 전환하는 일을 마무리하면서 지난 공직 생활과 함께했던 동료들이 떠올랐다”며 “갑작스럽게 중수청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동료들과 제대로 작별 인사도 나누지 못한 것이 지금도 마음에 남는다”고 했다.
새 조직으로 옮긴 데는 오래 품어 온 꿈이 있었다. 경찰행정학을 전공한 그는 형사소송법을 공부하다 사법경찰관 가운데 맨 앞에 나오는 ‘수사관’이라는 명칭에 끌려 검찰직 행정고시에 도전했다. 하지만 직급이 오르면서 수사 현장에서 멀어졌다. 그는 “검찰직은 4급까지만 사법경찰관이 가능하고 그 이상은 일반 행정직”이라며 “수사를 꿈꿨는데 여기서 너무 오래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했다”고 했다. 이어 “수사든 수사 지원이든 수사할 수 있는 환경에서 다시 근무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기조관으로서 수사가 잘 돌아가도록 뒷받침하는 일도 결국 그 연장선”이라고 했다.
“출신 달라도 ‘프라이드’ 갖고 일하는 조직이면 하나 될 수 있어”
지난 2일 정원 2874명의 66.1%인 1900명으로 출범한 중수청은 아직 검찰에서 특례 임용된 인력(1837명)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출신이 합류한다. 내년 4월까지 공소청 인력을 추가로 특례 임용하고, 경찰·변호사·회계사 등 외부 전문가 경력 채용도 진행한다.
이 기조관은 “앞으로 변호사든 경찰이든 많이 넘어올 텐데 출신이 다양하다 보면 같은 문제가 많이 생길 것”이라며 “조직문화도 기획조정관이 주도적으로 맡아 많이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 자체가 프라이드가 있다”며 “프라이드를 지키는 조직 체계가 이뤄진다면 융화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킥스 12월 완전 개통…수사 환경 갖추는 데 걱정 없어”기획조정관은 기획·예산부터 국회, 국제협력, 정보화, 비상안전까지 청 전체를 조율하는 자리다. 검찰 시절엔 법무부가 맡던 예산도 이제 중수청이 직접 편성하고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이 기조관은 김지용 중수청장의 첫 지시로 꾸려진 조기 안착 전담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인력 충원과 청사 공사, 수사 시스템 구축도 함께 챙기고 있다. 그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에 대해 “12월 2일이면 완전 개통이 가능하다고 한다”며 “검찰이나 경찰 수준은 아직 아니지만 충분히 수사 환경을 갖추는 데는 걱정이 없다”고 했다.
김주환 기자
세줄 요약
- 특정 개인 의존 없는 조직 운영 체계 강조
- 본청·지방청 협업과 업무 연속성 구축 목표
- 킥스 개통·인력 충원 등 안착 작업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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