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행 코앞 또 유예론… 가상자산 과세 언제까지 미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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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6-10-29 00:50
입력 2026-10-2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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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상자산과세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28  연합뉴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상자산과세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28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어제 당정협의회에서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과세의 유예 방안을 논의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당정협의 후 최고위원회의에서 “가상자산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보완한 뒤 과세를 일정 기간 유예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면서 “당정 간 최종 논의를 거쳐 합리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당정은 이날 과세 시행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사실상 유예론 쪽으로 기울고 있다. 전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과세 유예 의견이 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도 지난 25일 “유예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유예가 확정되면 가상자산 과세는 네 번째 연기된다.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된 가상자산 과세는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서 얻은 연간 소득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에 지방세를 포함해 22%의 소득세를 부과하는 세금이다. 원래 2022년 시행 예정이었으나 과세 인프라 부족과 투자자 반발 등을 이유로 2023년, 2025년, 2027년으로 세 차례 미뤄졌다.

당정은 유예를 검토하는 명분으로 국내 주식 투자자와의 과세 형평성 문제, 미국이 2029년부터 국가 간 가상자산 정보 자동교환 제도를 시행한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일정 부분 일리는 있다. 그러나 이형일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인사청문회에서 내년 1월 과세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분명히 밝힌 점을 감안하면 정책 변화를 수긍하기 어렵다.

가상자산 투자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20·30대 청년층의 민심 악화를 우려해 과세를 유예하는 것이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세금 제도는 국민이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시행을 코앞에 두고 조세 정책의 원칙과 신뢰를 또다시 흔드는 결정은 없어야 한다.
2026-10-2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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