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농어촌 외국인노동자, 대체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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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걸 기자
이두걸 기자
수정 2026-10-29 00:50
입력 2026-10-29 00:10

노동시장 밑단 맡은 외국인 노동자들
내국인 못지않게 나라경제 큰 역할
‘축소 사회’ 대비 포용 정책 강화해야

얼마 전 국가데이터처에서 인구와 관련해 의미 있는 통계가 나왔다. 지난해 내국인 출생은 전년 대비 8만 3000명 줄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총인구는 1만 2000명 증가했다. 외국인과 귀화자 등 이주배경인구가 9만 5000명 불어난 덕분이었다. 지난해 이주배경인구는 281만명으로 전체 인구 5182만명의 5.4%다.

이중 외국인 노동자만 따지면 2025년 5월 기준 111만명이다. 전체 취업자의 4% 안팎이다. 2023년 92만 3000명에서 20만명 가까이 늘었다. 이들은 노동시장의 밑단을 도맡고 있다. 45.6%는 광·제조업, 18.9%는 도소매·숙박·음식점업, 10.6%는 건설업에 종사한다.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영세 제조업체도, 건설 현장도, 이삿짐 시장도 돌아가지 않은 지 십수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외국인 노동자와 관련한 발언을 잇따라 내놨다. 27일 국무회의에선 “(농축어업에서) 일할 사람이 없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불러다가 (일)해도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고, 28일 엑스(X)에선 “일자리문제 해결이나 내수진작 등을 고려할 때 국외송금을 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내국인 노동자보다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인건비 지원을 통해 내국인 고용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농촌에선 외국인 노동자 없인 농사를 지을 수 없다. 고용 인력 10명 중 6명은 외국인 노동자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 분석에 따르면 농축산어업 계절근로자 및 고용허가제 등 외국인 노동자는 최소 13만 6000여명이다. 결혼이민자나 미등록 이주자를 합치면 두 배는 족히 넘을 것이다.

‘전남 농어업 외국인 계절근로자 효과 분석 연구 용역’(2026)에 따르면 2025년 농업 분야 내국인 월급은 380만원, 외국인은 247만원이다. 이에 외국인 10만명이 농번기 5개월간 일하면 한 해 6500억원의 인건비가 낮아진다. 농산품 물가 하락도 빼놓을 수 없는 부수 효과다.

외국인 총소득 대비 송금액은 26% 정도다. 농축산어업 노동자는 57% 정도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들은 월 70만원은 국내에서 소비한다. 10만명이 월 70만원씩 쓰면 월 700억원, 5개월간 3500억원을 지출한다는 뜻이다. 장 팀장은 “외국인이 유입되는 곳이 인구 감소 지역임을 감안하면 이 정도 소비 창출을 두고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물론 고용, 특히 청년 일자리 문제는 심각하다. 국가데이터처 2026년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은 취업자가 48개월째 감소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4만 7000명 줄어들었다. 인공지능(AI) 여파로 10년 뒤 노동시장에선 약 25만 6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에게 농어촌은 새로운 일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현실성이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월급 500만원을 5개월간 10만명에게 맞춰 주려면 월 1200억~2500억원이 필요하다. 연간 1조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한다. 더구나 내국인들이 농어촌 일자리를 외면하는 건 임금뿐 아니라 거주 환경이나 교육, 문화 등이 크게 작용한다. 대기업들이 여간해선 충청 이남으로 공장이나 연구 시설을 내려보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외국인 노동자들이 내국인보다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오히려 다문화 사회를 지향하는 포용적 정책을 강화하는 게 ‘축소 사회’를 앞둔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을까.

지난 8월 경기 여주시의 한 농가에서 라오스 출신 여성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36도가 넘는 땡볕에서 일하다가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입국한 지 일주일 만이었다. “본국에 남편과 자녀 네 명을 두고 온 이 여성 노동자는, 송금조차 하지 못했다.”(이주노동자평등연대) 혹시 내가 지난여름 주말 가족들과 식탁에 둘러앉아 먹은 채소에도 이 노동자의 땀방울이 맺혀 있지 않았을까, 잠시 생각해 본다.



이두걸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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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걸 사회1부장
이두걸 사회1부장
2026-10-2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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