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日도 ‘외국대리인 등록제’… 국익 훼손 없게 법 제정 서둘길
수정 2026-10-28 04:12
입력 2026-10-27 21:28
일본 정부가 외국대리인 등록제를 추진한다고 일본 언론들이 어제 보도했다. 외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활동하는 컨설턴트, 연구기관, 로비회사 등이 대상이다. ‘악의적 영향력 행사’ 처벌 규정도 마련된다. 외국 정부와의 관계를 숨긴 채 공무원에게 접근해 정책 결정에 개입하거나, 정보를 유포해 여론과 선거에 영향을 미치거나, 금품을 제공해 로비하는 행위 등이 악의적 행위로 제시됐다.
주요 국가들은 외국 정부의 은밀한 영향력 행사를 견제·적발하는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호주는 중국 관련 기관과 개인이 정치권에 거액을 기부한 사실이 드러나 2018년 ‘외국 영향 투명성 제도’를 제정했다. 이 법에 따라 중국 정보 당국과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장관을 통해 병원에 기부한 중국계 사업가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미국은 2024년 국정원 직원들과 만난 한국계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을 외국대리인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올해 5월에는 뉴욕 도심에서 중국 정부를 위해 비밀경찰 거점을 운영한 중국계 미국인이 유죄 평결을 받았다. 영국, 독일 등도 관련 법이 있다.
우리의 이익을 위해 외국에서 활동하는 인사들은 해당 국가에 등록해야 하는데 정작 국내에는 관련 법이 없다. 북한으로 제한했던 간첩죄 적용 대상을 외국까지 넓힌 형법 개정안이 9월부터 시행됐지만 국가 기밀과 군사기밀에만 해당한다. 동맹국은 협력 대상이면서 방첩 대상이다. 동맹국끼리도 자국 이익을 위해 독자적인 정보활동을 한다. 더군다나 한국은 중국과 여러 분야에서 밀접하게 엮여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과 대치 중이다.
한류 열풍으로 방문객은 물론 외국법인 등이 늘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 활동은 자유롭게 보장하되 합법적이며 투명하게 관리돼야 한다. 불법 행위를 방지하고 의심될 경우 추적·적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을 속히 제정해 국익 훼손을 막아야 한다.
2026-10-2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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