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간인에 잘리는 GOP 철조망… 이런 軍 믿고 잠이 오겠나
수정 2026-10-28 04:12
입력 2026-10-27 21:28
지난 주말 30대 여성이 강원 철원 지역에서 민간인출입통제선을 넘어가 최전방 일반전초(GOP) 철책을 훼손하는 일이 벌어졌다. 군은 이 여성이 24일 오후 민통선 이북으로 허가 없이 들어간 것을 식별하고 붙잡으려 했으나 놓쳤다. 다음날 오전 이 여성은 GOP 철조망에 설치된 센서를 가위 등으로 잘랐다가 경보가 울리면서 출동한 병력에 체포됐다. 군이 최전방에서 민간인 한 명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20여 시간이 걸린 것이다.
비판이 일자 군은 “적을 경계하는 최전방 GOP 경계작전과 우리 국민의 협조를 전제하는 민통선 운영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해명했다. 적한테 뚫린 건 아니니 이해해 달라는 취지로 들린다. 국민의 위기의식에 못 미치는 인식이다. 만약 그 여성이 대남 간첩이었다고 해도 그렇게 변명할 수 있나. 북에서 내려오든 남에서 올라가든 최전방에는 근접할 수 없도록 경계가 삼엄해야 정상이다.
최근 전방 부대들이 실탄을 장전하지 않은 ‘빈총 경계’를 서는가 하면, 일부 후방 부대는 경계 근무 시 총기 대신 삼단봉을 휴대해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 이런 일까지 터지니 국민이 불안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안 그래도 지금 북한은 지뢰 도발을 하고도 적반하장 격으로 “보복” 운운하며 협박한다. 그러면서 군사분계선(MDL) 주변에 자주포 등 무기를 보란 듯이 노출하고 있다. 철통같은 방위 태세를 갖춰도 모자랄 판에 민간인한테까지 최전방이 뚫린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군 기강에 심각하게 구멍이 뚫렸다는 얘기다.
이런데도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그제 국정감사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신중해야 한다는 야당 의원에게 “미군은 믿을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런 말을 하려면 군이 국민에게 신뢰부터 주기 바란다. 정부의 대북 유화책 탓에 어이없는 일들이 속출하는 것은 아닌지 지켜보는 국민은 불안해서 잠을 설칠 지경이다.
2026-10-2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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