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수장도 ‘MAGA’로?…트럼프 움직임에 서방 발칵

최재헌 기자
수정 2026-10-27 16:44
입력 2026-10-27 16:44
세줄 요약
- 트럼프 행정부, 오르반 유엔 수장 후보 검토
- MAGA 친화 인물 선호에 서방 비판 확산
- 안보리 거부권 변수로 당선 가능성 낮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는 오르반 빅토르 전 헝가리 총리를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내세우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미국 안팎에서 냉소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사설에서 3개국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오르반 전 총리에게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하도록 권유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정치·이념적 친밀감 때문에 그를 선호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 진영에 이상적인 후보라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미 당국자가 ‘오르반과 같은 인물’을 차기 총장으로 언급하자 러시아와 중국 측이 호응했고, 이에 미국이 오르반을 직접 후보로 내세우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2010년부터 16년간 헝가리를 이끈 오르반 전 총리는 민족주의 정책을 펼친 유럽의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이다. 재임 중 언론과 사법부 통제, 친러시아 행보 등으로 유럽연합(EU)과 자주 충돌했으며 지난 4월 총선에서 패배해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오르반의 출마설에 유럽과 미국 내부에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얼마 전 나온 EU 집행위원장 후보설만큼 웃기는 소리”라고 직격했고, 헝가리 혈통이라고 밝힌 미 공화당 돈 베이컨 하원의원도 “단연코 끔찍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가디언은 오르반이 헝가리 현 정부의 부패 수사를 피하려 외교적 면책특권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고, 유로뉴스는 그가 극우·반이민 정책으로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서방과 갈등을 빚은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사무총장 후보를 추천하려면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며, 5개 상임이사국 중 한 나라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이 때문에 영국과 프랑스가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오르반의 당선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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