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또 ‘인력 돌려막기’… 3년 새 치안·순찰 인원 67% 줄었다

손지연 기자
수정 2026-10-27 09:19
입력 2026-10-26 23:11
형사사법 개편에 수사 강화 기조
2630명 기존 인력 조정해 확보
순수 증원 인원은 206명에 그쳐
“치안·경비 분야도 노하우 필요”
이상동기범죄(묻지마 범죄) 대응을 위해 신설된 경찰 광역예방순찰대(옛 기동순찰대)의 인원이 2024년 말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청 폐지 등 형사사법체계 개편으로 경찰의 수사 역량이 중요해지면서 수사부서 정원을 대폭 늘린 영향이다. 그러나 최근 흉기난동 등 강력범죄가 잇따르자 경찰이 다시 순찰 강화를 지시하는 등 여론에 따라 인력을 재배치하는 ‘인력 돌려막기’가 반복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26일 경찰청이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광역예방순찰대 인원은 2024년 말 2630명에서 올해 9월 878명으로 1752명(66.6%) 감소했다. 전국 330개였던 운영팀은 올해 1월 조직개편을 거치며 162개로 절반 이상 축소됐다. 집회·시위를 대응하는 경찰관기동대 정원도 같은 기간 1만 2138명에서 1만 139명으로 2년 사이 1999명(16.5%)이 줄었다.
3년 전 서울 신림역과 경기 성남시 서현역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자 정부와 경찰은 현장 치안력 강화에 집중했다. 경찰은 당시 기존 인력을 재배치해 2024년 2월 기동순찰대와 형사기동대(현 광역범죄수사대)를 출범시켰다.
그러다 올해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따라 수사 인력이 부족해지자 이에 대응해 치안·순찰 인력을 줄여 수사 인원으로 돌려막기 했다. 2025년 이후 올해까지 수사부서 정원은 총 2836명 늘었는데, 이중 2630명(92.7%)이 범죄예방·경무·정보·경비 등 기존 정원을 조정해 확보한 인력이다. 순수 증원은 206명(7.3%)에 그쳤다. 경찰청은 “특정 부서 경찰관을 그대로 수사부서에 차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정원을 조정한 뒤 공모 등을 거쳐 인력을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같은 인력 재배치가 실제 예방순찰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조차 어렵다는 점이다. 경찰이 광역예방순찰대의 실제 순찰 투입 인원과 총순찰시간 등을 별도 관리하지 않고 있어서다.
최근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정부는 다시 치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경찰은 최근 인천 대형 상업시설 흉기난동 사건과 서울 역삼동 방화 사건 등이 연이어 발생하자 전국 시도경찰청에 다중밀집장소를 중심으로 경찰력을 충분히 배치하도록 지시했다.
이처럼 중대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식으로 인력을 조정한 탓에 현장 대응력과 전문성 모두 약화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총경급 경찰관은 “수사도 중요하지만 치안이나 교통, 경비 등도 경력과 노하우가 필요한 분야”라며 “이런 식으로 대규모 인력 조정을 할 때마다 현장 대응도 어려워지고 직원들의 사기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단기적인 보여주기식 인력 조정을 넘어 장기적인 치안 수요를 고려한 인력 수급 계획을 수립하고, 전문성 강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치안 여건에 따른 인력 재배치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4만 9000여명의 지역경찰의 순찰 강화 등으로 현장 치안 공백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손지연 기자
세줄 요약
- 광역예방순찰대 3분의 1 수준 축소
- 수사부서 정원 확대, 치안 인력 재배치
- 강력범죄 잇따르며 현장 대응력 논란
2026-10-2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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