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정은 방중, 북중러 밀착… 한미동맹 빈틈 메워야
수정 2026-10-26 00:52
입력 2026-10-26 00:15
중러 뒷배 둔 北에 군사회담 제안
도발 상응조치, 동맹 강화 우선돼야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그제 전격 방중했다. 신압록강대교를 건너 단둥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항미원조기념관을 참관하고 중국 서열 4위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과 만난 뒤 당일 북한으로 돌아갔다.
북중 정상회담 없는 이번 방중은 신압록강대교 개통 이후 양국 간 경제협력을 확대하고 북중 혈맹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과시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왕 주석이 회동 후 “북중 전통 우호협력 관계가 새로운 역사적 단계에 진입했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다음달 18~19일 중국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는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이를 전후해 북미 대화 가능성이 점쳐지는데, 북중 간 결속부터 다지려는 의도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북한은 보폭을 넓혀 가는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계기로 러시아에서 첨단기술을 이전받았고 무인기와 전자전, 정밀타격이 결합된 현대전의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러시아와 밀착한 데 이어 중국과의 전통적 협력관계를 다짐으로써 동북아 안보지형에서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중국과 러시아를 경제적·군사적 뒷배로 챙긴 북한의 행보는 위태롭다. 대화보다는 핵위협과 군사분계선(MDL) 일대를 포함한 군사적 우위를 노려 도발적 공세를 더욱 높여 갈 태세다.
이런 상황에서 국방부는 지난 23일 북한의 지뢰 도발과 관련해 남북 간 군사분계선 확인과 군통신선 복원, 우발충돌 방지를 논의할 군사회담을 제안했다. 지난해 11월 첫 군사회담 제안에도 북한은 응하지 않았다. 김여정은 지난 2일 “어떤 경우에도 그것들과 마주 설 일은 없을 것”이라며 “힘의 사용으로” 국경선을 긋겠다고 했다. 지뢰도발에 상응하는 조치를 공언했던 군이 군사회담에 먼저 매달리는 듯한 모습은 대내외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삐걱대는 한미 관계를 보면 걱정은 더 깊어진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둘러싼 갈등과 주한미군의 역할, 대북 정보 공유와 연합훈련 등을 놓고 불협화음이 이어지고 있다. 북중러는 새판을 짜서 힘의 질서를 다시 세우려는데 한미 동맹은 거꾸로 전례 없는 이완 징후를 보인다. 동맹 결속을 약화시키는 안보 현안들에 대해서는 양국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조속히 이견을 해소해야 한다.
한미일 안보협력망을 점검하고 변화된 환경에서 실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외교·안보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 연내 예상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연합방위 체계를 업그레이드해 북중러 밀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교한 사전준비가 절실한 시점이다.
2026-10-2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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