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어떻게 엮는지 보라’던 명태균, 법원 “개인적 동기 개입”

박은서 기자
수정 2026-10-25 18:07
입력 2026-10-25 18:07
세줄 요약
- 오세훈 항소심 무죄, 명씨 진술 신빙성 부정
- 법원, 개인적 동기 개입과 선택적 해석 지적
- 녹취·문자·입증 부족도 무죄 판단에 반영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 받았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로 기사회생했다. 무죄 판결이 난 결정적인 이유는 유일한 직접 증거인 명씨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명씨와 사업가 김한정씨의 녹취, 특검의 입증 부족 등도 오 시장을 무죄로 이끌었다.
25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구회근)의 항소심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명씨의 진술은 실제 사실을 과장하거나 마치 사실인 것처럼 진술한 부분이 상당히 혼재돼 있다”면서 “기존 진술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등 회피하는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특히 명씨가 2021년 3월 이후 오 시장이 자신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자 적대적 감정을 갖게 된 것을 짚었다. 재판부는 명씨가 2024년 유력 정치인들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이 보도되자 ‘오 시장을 어떻게 엮는지 보라’며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했던 점을 지적하고 “(명씨) 진술에는 다분히 개인적인 동기가 개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본인 사건에서 유불리를 고려하여 선택적으로 할 유인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명씨가 오히려 결과를 불리하게 조작한 정황에도 주목했다. 명씨와 함께 일했던 강혜경씨는 “명씨가 ‘오세훈 1등 하는 조사를 가져다주면 안 된다. 건방지다’라고 말하며 오 시장에게 불리하도록 여론조사 조작을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이를 두고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여론조사 결과 자료를 수정한 정황이 있다”고 했다.
오 시장 측이 항소심에서 새로 제출한 명씨와 김씨의 녹취록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녹취록에서 명씨는 “오 시장, 나는 어떤 관계인지 모르는데 내가”라고 말했고 김씨는 이에 대해 “나는 시장한테 직접 얘기 들은 것도 없고 (강)철원이가 얘기해서 본거야”라고 대답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오 시장이 아닌 강 전 부시장을 통해 명씨를 알게 됐고, 이 과정에 오 시장이 관여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2021년 1월 1일부터 4월 15일까지 오 시장과 김씨 간 문자메시지가 총 5건에 불과했고 김씨가 선거 캠프 내 보직이 없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오 시장이 김씨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요구할 정도로 친밀한 관계가 아니라고 봤다.
특검 측의 부실한 입증도 무죄 판결의 주된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는지, 김씨가 오 시장 부탁으로 비용을 대납했는지, 지급한 돈이 실제 여론조사 비용이었는지 모두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박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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