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TF·국민연금 손실 눈감은 “증시 조치”, 시장이 믿겠는가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26-10-21 01:07
입력 2026-10-20 20:51
이미지 확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하고 있다. 이 원장은 막대한 투자 손실을 초래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 일정을 맞추기 위해 심사를 빨리 진행했음을 시인했다.  연합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하고 있다. 이 원장은 막대한 투자 손실을 초래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 일정을 맞추기 위해 심사를 빨리 진행했음을 시인했다.
연합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그제 국감에서 롤러코스터 증시로 개미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입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 일정을 맞추기 위해 서둘러 심사를 진행했다고 시인했다.

이 원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거래소 예비심사가 끝나기도 전 금감원이 심사했다는 지적을 인정했다. 그는 “4월 중순 금융위원회에서 발표한 상장 일정을 맞추기 위해 심사를 빨리 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이 공동으로 증시 부양을 위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서둘러 심사해 내놨음을 자인한 것이다.

이 원장은 투자자 손실이 커지자 지난 6월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결국 졸속 출시로 피해는 투자자들의 몫이 됐다. 지난 8월까지 개인의 확정손실만 2조 3000억원을 넘었고, 최근 코스피 급락으로 손실은 더 커졌다.

의혹의 핵심은 금융당국을 이렇게 서두르게 만든 외압의 주체가 있느냐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증시 부양을 위해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윗선의 역할 여부는 규명되지 않았다. 여당은 이번 국감에서 김 전 실장에 대한 증인 채택을 거부하며 책임 규명에 눈을 감았다. 국민연금도 지방선거 전 자산 배분 목표치를 리밸런싱(재조정)해 국내 주식 비중을 높여 ‘주가 떠받치기’에 동원됐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이다. 국민연금이 주식을 제때 팔지 못해 3분기 평가손실만 182조원에 이른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주식시장 정상화를 위해 “조만간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증권시장에 개입하기 어렵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국민연금도 정부가 개입했던 것 아닌가.

그런데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면 새 대책이 나온들 시장의 신뢰는 기대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은 관련 의혹들을 규명할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정책 실패 과정을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을 엄중히 물어 재발을 막아야 한다.
2026-10-21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