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안 차는 가정폭력… 접근금지 어겨도 경찰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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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혁 기자
수정 2026-10-21 01:02
입력 2026-10-20 23:09

가정폭력 전자장치 법안 급물살

‘장모 살해·아내 납치’ 김성우 구속
18회 스토킹·9회 접근금지 위반 확인

가정폭력 임시조치 발찌 규정 없어
관계성 범죄 대응 강화 법안 4건 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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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에서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납치한 혐의를 받는 김성우(26)가 범행 전 아내를 18차례 스토킹하고 법원의 접근금지 조치도 9차례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범행 전까지 피해자와 경찰은 김성우의 접근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가정폭력 가해자에게도 전자발찌 등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해야 한다는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0일 김성우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보복감금), 특수폭행,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동부지방공소청에 구속 송치했다. 김성우는 지난 11일 송파구 처가 앞에서 아내 A씨를 강제로 끌고 가려다 이를 제지하는 50대 장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를 차량에 태워 강원 양양군의 한 야산까지 데려가 감금하고, 차 안에서 얼굴을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김성우가 아내의 신고와 혼인무효 소송 제기에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김성우는 지난 2월 A씨와 혼인신고를 했지만, 8월부터 별거했다. 같은 달 22일 A씨는 김성우를 폭행 혐의로 신고한 뒤 혼인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성우는 지난달 16일부터 범행 당일인 이달 11일까지 18차례에 걸쳐 송파구 처가 인근에서 A씨를 기다리는 등 스토킹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법원의 접근금지 임시조치가 내려진 8월 22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도 이를 어기고 9차례 피해자 주거지에 접근했다.

경찰은 범행 당일까지 김성우가 9차례나 접근금지 조치를 어긴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현행법상 가정폭력 임시조치에는 전자장치 부착 규정이 없어 관리 대상자의 위치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장치도 없다. 피해자가 접근을 인지해 신고하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다. 더구나 김성우는 가정폭력 재발 위험성이 높은 ‘A등급’ 관리 대상이었다. 이에 가정폭력 가해자에게도 스토킹 범죄와 마찬가지로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관련 법안 4건이 계류 중인 가운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가정폭력 가해자에 대한 위치추적 장치 부착 근거를 담은 가정폭력처벌법 개정안을 마련해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가정폭력 임시조치에 위치추적 장치 부착을 추가하고, 장치를 훼손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사건 이후 관련 개정안이 발의되는 것은 처음이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관계성 범죄 대책회의에서 가정폭력 가해자에게도 전자발찌를 부착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을 검토하는 내용의 관계성 범죄 대응 강화 방안을 보고했다. 한편 경찰은 김성우가 지난달 21일 처가 인근에서 범행에 사용한 과도를 구입했고, 이달 10일로 예정됐던 경찰 조사 일정을 연기한 뒤 다음 날 범행한 정황도 확인됐다. 흥신소를 이용해 피해자들의 동선 등을 파악하려 한 정황도 포착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유승혁·정회하 기자
2026-10-2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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