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폭동 표현 ‘무죄’ 선고한 대구지법… 국감서 거센 비판

민경석 기자
수정 2026-10-20 15:07
입력 2026-10-20 15:07
세줄 요약
- 대구지법, 5·18 폭동 표현 게시글 무죄 선고
- 국감서 의원들, 역사 왜곡 판결이라며 비판
- 법원장, 최종 판단은 대법원 몫이라고 답변
5·18 민주화 운동을 폭동이라고 표현한 40대 일간베스트 저장소 회원에게 무죄를 선고한 대구지법 항소심 판결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대구고법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강동명 대구지방법원장에게 “5·18 민주화운동이 폭동이냐,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강 법원장이 “폭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김 의원은 “폭동은 집단적 폭력 행위로 사회 안녕과 질서를 어지럽게 하는 일이라는 뜻인데, 이것이 사실이냐 의견이냐”고 재차 물었다. 그는 이어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과 민주화운동 참여자들이 폭도라는 것이냐”며 “대구지법은 헌법 교육을 제대로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김용민 의원도 “5·18과 폭동은 개념 자체가 명확하게 상반된다”며 “역사적으로 확인된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는 행위를 처벌하기 위해 특별법까지 제정했는데 왜 무죄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두환 회고록에 담긴 5·18 폭동 표현을 두고 대법원이 허위 사실로 판단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례가 있는데 이에 반하는 판결을 누가 납득하겠느냐”고 덧붙였다.
이에 강 법원장은 “2심 판결이 최종 판결은 아니므로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손솔 진보당 의원은 서울중앙지법과 수원지법 안산지원의 비슷한 사건에 대한 판결을 언급하며 “다른 법원에서는 유죄를 선고하는데 왜 대구만 오면 무죄를 받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손 의원은 “서울중앙지법에서는 ‘광주 폭동이 민주화가 아님을 스스로 웅변으로 말해준다’는 취지의 표현을 허위사실로 판단해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고,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도 ‘광주는 폭동이었다고 말했단다’라는 글에 대해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며 “판결문은 국민 상식에 부합해야 하는데 무죄 선고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대구지법 형사항소 2-3부(부장 이상균)는 지난 16일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40대)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원심에서 김씨는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김씨는 2021년 5월 19일 대구 동구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일베 사이트에 접속해 “총을 꺼내 들었으면 폭동이 맞지 군 입장에서는 제압하는 게 맞고 저 때 경찰도 군인도 많이 죽었다”며 “이게 왜 민주화 운동이랍시고 유공자가 되는지 참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작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 측은 5·18 민주화 운동을 폭동이라고 표현한 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한다는 개인적 의견을 밝힌 것이지 허위 사실을 퍼뜨리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주장을 펼치며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5·18 특별법상 처벌 대상은 ‘허위의 사실을 유포한 행위’로 한정돼 있다”면서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부정적 평가나 역사적 의의에 관한 이견을 제시한 것만으로는 처벌 대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무죄 선고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폭동’이라는 단어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다의적 표현이며 게시글은 자신의 주관적 의견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 것”고 덧붙였다.
대구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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