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째 베트남에 띄운 희망…“아이들의 미소를 되찾아줍니다”
이병문 기자
수정 2026-10-20 13:52
입력 2026-10-20 13:52
분당서울대병원·세민회·SK에코플랜트, 베트남 호찌민서 28회째 국경 없는 인술 펼쳐
구순구개열, 안검하수 등 얼굴기형 어린이 36명에 새 삶 선물…현지 의료진 교육까지
선천적인 구순구개열이나 안검하수 같은 얼굴기형을 안고 태어난 아이들에게 세상은 그리 다정하지 않다. 음식을 삼키거나 숨을 쉬는 당연한 일상조차 커다란 장애물이 되고,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또래들의 시선과 발음 문제는 어린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는다면 건강한 일상과 미소를 되찾을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베트남의 많은 아이들은 형편이 어려워 치료를 포기한 채 살아간다.
이처럼 절망 속에 있던 아이들에게 희망의 빛을 선물하기 위해 대한민국 봉사단이 다시 한번 베트남을 찾았다. 분당서울대병원과 세민얼굴기형돕기회(이하 세민회), 그리고 SK에코플랜트가 힘을 모아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베트남 호찌민 175군병원에서 ‘제28회 베트남 얼굴기형 어린이를 위한 의료봉사’를 펼쳤다. 1996년 첫걸음을 뗀 이 위대한 여정은 올해로 28회째를 맞이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해외 의료봉사 활동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봉사단은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김백규 과장이 단장을 맡았으며, 세민회 이사장인 백롱민 교수를 비롯해 성형외과·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전공의, 간호사 등 숙련된 의료진이 대거 참여했다. 의료진은 일주일이라는 짧은 일정 동안 베트남 환아 36명의 얼굴기형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낯선 이방인 의료진의 손길에 두려워하던 아이들과 부모들은 수술 후 한결 편안해진 숨소리와 예쁘게 그려진 입술을 확인하며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이번 봉사는 단지 ‘일회성 수술 지원’에 그치지 않았다. 봉사단은 현지 의료진이 직접 수술 과정을 참관하며 선진 수술 기법을 익힐 수 있도록 ‘배움의 장’을 열었다. 스스로 아이들을 치료할 수 있는 베트남의 자체적 의료 자립을 돕기 위해서다. 이에 더해 수술 기구, 의료 장비, 의약품 등을 현지 병원에 기증하며 열악한 의료 인프라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기업의 든든한 후원도 빛났다. SK에코플랜트 등 뜻있는 기업들은 수술비 전액을 후원하며 따뜻한 나눔의 선순환을 완성했다.
김백규 봉사단장은 “이번 베트남 의료봉사는 현지 의료진과 함께 환아들을 진료하고 수술하며 서로의 경험과 마음을 나눈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얼굴기형으로 오랜 시간 고통받아온 아이들이 건강한 일상과 자신감을 되찾는 데 작게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이 활동이 단발성 치료를 넘어 양국 간 깊은 신뢰와 협력의 교두보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 전달된 대한민국의 인술(仁術). 2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이어진 이 고귀한 발걸음은 36명의 베트남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여전히 따뜻한 희망이 살아있음을 증명해 주고 있다.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세줄 요약
- 베트남 호찌민서 28회 얼굴기형 의료봉사 진행
- 환아 36명 수술, 숨과 미소 회복 지원
- 현지 의료진 교육과 장비 기증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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