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사용 많은 韓 어쩌나…항생제 복용 그레이브스병 위험 1.5배 증가

유용하 기자
수정 2026-10-20 09:58
입력 2026-10-20 09:58
세줄 요약
- 국내 항생제 사용량 OECD 최상위권 기록
- 장기·다계열 복용 시 그레이브스병 위험 증가
- 대규모 건강검진 자료로 연관성 확인
미국 텍사스A&M대 제공
서울대 의대, 서을대 의학연구원, 이탈리아 가톨릭대 의대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해 항생제 처방 이력과 그레이브스병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내분비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유럽 내분비학 저널’에 실렸다.
그레이브스병은 면역체계가 갑상선을 자극하는 자가항체를 만들어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 질환이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체중 감소, 두근거림, 손 떨림 등이 나타나고 일부 환자는 눈이 튀어나오는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유전적 원인과 환경적 요인이 겹쳐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환자의 장내 미생물 구성이 건강한 사람과 다르다는 보고도 있다. 항생제가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항생제 사용과 그레이브스병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는 많지 않다.
연구팀은 2005~2006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성인 31만 1911명을 대상으로 2002~2006년 5년 동안의 항생제 처방 기록을 확인한 뒤 최대 13년간 그레이브스병 발생 여부를 추적했다. 연구팀은 나이, 성별, 생활습관, 동반질환 등을 고려한 뒤 누적 처방 일수는 미처방, 1~14일, 15~60일, 61일 이상 4개 집단, 처방받은 항생제 계열 수는 0~4개 이상으로 나눠 비교했다.
분석 결과, 항생제를 처방받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그레이브스병 발생 위험은 누적 처방 일수 1~14일군에서 23%, 15~60일군과 61일 이상군에서 각각 43% 높았다. 서로 다른 계열의 항생제를 4개 이상 처방받은 사람은 위험이 50% 높았다. 처방 기간이 길고 계열 수가 많을수록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박상민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항생제 처방 이력과 그레이브스병 사이의 연관성을 대규모 인구 자료에서 관찰했다는 것에 의미가 크지만 인과관계를 의미하지 않으며 절대적인 위험 차이도 크지 않다”며 “이번 결과만으로 항생제 처방 방식을 바꿀 근거로 삼기는 어려운 만큼 의사가 처방한 항생제 치료를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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