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30, ‘카페인 맹신’에 갇힌 아이들…‘규칙적 수면’이 최선의 각성제
이병문 기자
수정 2026-10-20 09:35
입력 2026-10-20 09:35
카페인 민감도, 개인차 커…체중에 따른 하루 최대 권고량 확인을
권고량 이내라도 두근거림, 두통, 수면 장애 나타나면 섭취 줄여야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9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 시기가 되면 전국 수험생들의 일상은 초조함과 긴장감으로 물든다. 단 1분이라도 더 책상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몰려오는 졸음을 쫓아내기 위해 수험생들이 가장 쉽게 손을 뻗는 것은 다름 아닌 ‘카페인’이다. 커피, 에너지음료, 고카페인 젤리, 심지어 진한 녹차나 초콜릿까지. 수험생들에게 카페인은 졸음과 싸우기 위한 ‘필수 무기’처럼 여겨지곤 한다.
그러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다. 챙겨 마시는 고카페인 음료가 오히려 수능 당일의 컨디션을 망치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수능을 30일 앞두고 수험생들이 건강한 상태로 마지막까지 최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카페인 식품 섭취에 관한 실질적인 가이드라인과 주의사항을 안내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카페인에 대한 민감도는 개인마다 천차만별이다. 똑같은 양의 카페인을 복용하더라도 누군가에게는 가벼운 각성 효과를 주지만, 누군가에게는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실제 수능을 앞두고 무분별하게 카페인 음료를 남용하다가 극심한 두통이나 두근거림으로 의료기관 응급실을 찾는 청소년 사례도 적지 않다.
따라서 식약처는 카페인 함유 식품을 선택하기 전 가장 먼저 ‘최대 일일 섭취 권고량’을 확인할 것을 강조한다. 식약처가 제시한 성인의 하루 최대 카페인 권고량은 400mg, 임산부는 300mg 이하이지만,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 ‘체중 1kg당 2.5mg 이하’로 훨씬 엄격하다. 이를 체중별로 환산하면 50kg 청소년은 하루 125mg, 60kg 청소년은 하루 150mg 이하가 적정 기준이 된다. 시중에서 흔히 판매되는 고카페인 에너지음료 한 캔이나 프랜차이즈 커피 한 잔만으로도 청소년의 하루 권고량을 단번에 초과할 수 있는 셈이다.
두 번째 수칙은 구매 직전 ‘함량과 표시사항 확인’이다. 흔히 카페인이라 하면 커피나 에너지음료만 떠올리기 쉽지만, 청소년들이 즐겨 먹는 차, 커피 우유, 초콜릿, 콜라, 에너지 젤리 등 다양한 유통 식품에 카페인이 은밀하게 포함되어 있다. 여러 제품을 복합적으로 섭취할 경우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일일 권고량을 훌쩍 넘어설 수 있다.
현행 법상 카페인 함량이 1ml당 0.15mg 이상 포함된 액체 식품 등은 포장에 ‘고카페인 함유’라는 명확한 문구와 함께 총카페인 함량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수험생과 학부모는 제품을 구매할 때 포장지의 표시 문구를 꼼꼼히 살펴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세 번째 수칙은 ‘자신의 몸 상태 관찰’이다. 아무리 일일 권고량 이내로 섭취했다 하더라도 가슴 두근거림, 두통, 불안감, 수면 장애, 속 쓰림 등의 불편 증상이 느껴진다면 즉시 카페인 섭취를 줄이거나 중단해야 한다. 특히 늦은 오후나 저녁 시간대의 카페인 섭취는 야간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이는 다음 날 더 큰 피로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
식약처는 졸음이 찾아올 때 카페인에 의존하기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마시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기분을 전환하고, 규칙적인 수면을 통해 원기를 회복하는 것이 수능 당일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가장 정석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한편 식약처는 청소년의 과도한 카페인 노출을 제도적으로 막기 위한 다각도의 안전망도 가동하고 있다. 전국 초·중·고·특수학교 내부 및 학교 주변 200m 이내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 중 우수판매업소(1234개소)에서 고카페인 함유 식품의 판매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청소년들의 이용 빈도가 높은 편의점, 도서관, 스터디카페, 학원가 등 전국 7만 8000여 곳에 카페인 섭취 주의사항을 담은 안내물을 배포하고 홍보를 강화했다. 인터넷 등에서 고카페인 식품 구매를 부추기는 경품 제공 광고나, 청소년 주요 시청 시간대(오후 5~7시) TV 방송 및 모든 시간대 중간광고 역시 제한함으로써 청소년이 무분별한 상업적 마케팅에 노출되지 않도록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수능을 앞두고 매일 밤낮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수험생 여러분에게 진심 어린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라며 “공부 성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청소년 여러분의 건강인 만큼, 카페인 섭취를 지혜롭게 조절하고 적절한 휴식을 병행해 시험 당일까지 건강한 컨디션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세줄 요약
- 수능 D-30, 식약처 카페인 과다 섭취 경고
- 청소년 권고량 체중 1kg당 2.5mg 이하 제시
- 졸음 대책은 물, 스트레칭, 규칙적 수면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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