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프랑스 청년들 분노, 팔짱 끼고 구경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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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6-10-20 00:43
입력 2026-10-19 23:59

구조 개혁 하세월… 청년 분노 임계점
정부·정치권, 등골 서늘해져야 할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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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서부 리모주 시청이 시위대의 난입 이후 화염에 휩싸여 있다. 시청 청사는 143년 된 문화재급 건물이다. AFP 연합뉴스
프랑스 남서부 리모주 시청이 시위대의 난입 이후 화염에 휩싸여 있다. 시청 청사는 143년 된 문화재급 건물이다.
AFP 연합뉴스


구직 활동 중인 청년은 취업 준비에 매월 58만원을 쓴다. 자격증 응시료(30.7%)와 교육비(22.6%) 부담이 큰데 10명 중 7명은 비용이 부담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어제 발표한 구직 청년(19~34세) 1000명 설문 결과다. 특히 취업 준비가 길어질수록 비용 부담이 늘어났다. 반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4.0%(9월 기준)로 1년 전보다 1.1% 포인트 떨어졌다. 29개월 연속 내림세다.

‘최고의 복지’인 일자리를 두고 청년들은 인공지능(AI)과 경쟁하는 신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청년층 일자리가 28만 5000개 줄었는데 이 중 94%가 정보서비스,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이다.

이런데도 정부와 노동계는 딴 세상을 살고 있다. 구조개혁은 뒷전이고 정년 연장 방법을 놓고 씨름 중이다. 생산연령인구(15~64세) 감소로 노동력 확보는 필요하지만 양대 노총은 임금 삭감 없는 법정 정년 연장을 주장한다. 정년 연장으로 대기업·정규직과 중소기업·비정규직의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더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에는 귀를 닫았다.

복지 재정 부담은 계속 늘고 있다. ‘하후상박’ 하겠다던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70% 지급’을 유지하고 하위 30%에 월 3만원을 더 주는 ‘하후’로 끝났다. 65세가 되면 지하철 무임승차, 의료비 지원 등이 이뤄지는데 현재 국민 5명 중 1명(21.2%)이 65세 이상이다. 대한노인회조차 노인 나이 기준(65세)을 올리자고 제안하고 있는 지경이다.

국민연금도 도긴개긴이다.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만 찔끔 손봤고 연금 자동조정 장치, 수급 연령 조정 등의 구조개혁은 이제야 논의를 시작했다.

프랑스에서 교육환경 개선 요구로 촉발된 청년들 시위가 갈수록 심각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프랑스는 연금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1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9.4%)을 웃돈다. GDP 대비 세금 부담은 44%로 OECD 평균(34%)를 웃돌 뿐만 아니라 증세가 쉽지 않다. 불가피한 연금 개혁 시도는 좌절됐고 내년 대선을 앞두고 포퓰리즘 공약만 난무한다.



주요 국제기구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리지만 청년들에게는 달나라 이야기다. 일자리는 씨가 마르고, 내 집 마련 꿈은 다음 생에야 꿀 수 있다는 자조가 들끓는다. 응축된 청년 분노의 뇌관이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현실이다.

프랑스 청년들은 함부로 교육예산부터 줄인 정부의 처사로 억눌렀던 분노의 뇌관을 터뜨렸다. 바다 건너 일이라고 팔짱 끼고 불구경할 때가 아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등골이 서늘해져야 한다.
2026-10-2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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