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사실 네 글자만 적으면 어떡합니까”… 종합특검, 법정서 거듭 공소장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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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수정 2026-10-19 17:23
입력 2026-10-19 17:23

오탈자, 비문, 법리 적용 잇딴 지적
“재판 지행 차질 불가피” 우려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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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 지난 8월 24일 과천 특검팀 사무실에서 열린 최종 수사결과 발표를 위해 브리핑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 지난 8월 24일 과천 특검팀 사무실에서 열린 최종 수사결과 발표를 위해 브리핑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이 법정에서 공소사실과 관련한 지적을 잇따라 받으면서 ‘무리수 기소’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공소장 오탈자부터 비문, 법리 적용 문제점까지 지적되면서 공소 유지 과정에 난항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19일 열린 종합특검 기소 사건 재판 3건 모두에서 재판부는 특검의 공소 내용을 문제 삼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7-3부(부장 류창성·장성훈·오창섭)는 이날 전하규 전 국방부 대변인의 내란부화수행 혐의 사건 첫 공판기일에서 특검의 공소장을 두고 여러 차례 의문을 제기했다.

전 전 대변인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의 지시를 받고 계엄 포고령을 국방부 출입 기자들에게 문자로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은 공소장에 ‘피고인은 박안수가 포고령 문건에 서명한 직후, 박안수를 포함한 공보전략실 내 인원들에게 전파하라고 지시했다’고 기재했다.

이에 재판부는 “‘박안수를 포함한’이라는 표현이 맞나. 오기 아닌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박 전 사령관이 본인을 포함한 공보전략실 내 인원들에게 전파하라고 기재한 게 적절하냐는 취지다.

특검 측은 “공보전략실 소속이 아니라 그 자리에 있었단 취지”라며 “지시라기보다는 이야기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그럼 문장이 안 맞지 않나. 그러면 표현을 달리하셔야 한다”고 재검토를 지시했다.

재판부는 또 전 전 대변인이 대통령실 홍보수석 등에게 연락을 시도한 시점이 공소장에서 빠졌다면서 “시간을 기재해야 행위가 특정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전 전 대변인이 포고령 내용을 언론 등에 전파할 당시 국헌문란 목적을 인식했다는 근거가 무엇인지도 따져 물었다. 공소장엔 전 전 대변인이 계엄 당일 오후 11시 26분 포고령 내용을 전파하던 당시 국헌 문란 목적과 국회 봉쇄 등 폭동 발생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기재됐다.

재판부는 “이 행위(포고령 전파)를 할 당시 피고인이 이걸 다 인식했다는 건가”라며 “피고인이 국헌문란 목적 전체에 대해서 인식한 사정, 인식을 갖게 됐다는 근거에 대해 구체적으로 의견서를 통해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김건희 여사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등의 대통령 관저 이전 부당개입 의혹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조형우)도 특검팀의 법리 적용에 의문을 표했다.

특검팀은 김태영 21그램 대표가 대통령 관저 공사 과정에서 원담종합건설 등의 명의를 빌려 공사 계약을 체결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았다며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하도급 업체에 허위 세금계산서를 받고 실제 하도급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허위세금계산서 교부 혐의도 적용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 대표의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 “이런 사건들에 이 조항을 적용한 건 경험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보통 허위 세금계산서는 경험상 탈세하려고 자료만 만들어 놓고 용역을 제공한 사건들”이라며 “찾아보겠지만 안 되지 않겠나. 좀 다른 것 같다”고 했다.

특검 측은 “검토하고 공소 제기를 했다”며 “법리적으로 필요하다면 의견을 내겠다”고 했다.

또 윤 의원 측 변호인이 증거목록에 입증 취지를 기재해 달라고 요구하자 특검 측은 “추후 검토해서 필요한 부분을 반영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검토가 아니고 기재를 하셔야 한다. 공소사실 네 글자만 적으면 어떡하느냐”며 “어느 항목에 관련된 내용인지 알아볼 수 있는 정도는 돼야 한다. 참조 사항으로 보충 기재하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계엄버스’에 탑승한 혐의로 기소된 김상환 전 육군본부 법무실장 재판에서는 특검팀의 공소장 문장이 어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7-1부(부장 장성훈·오창섭·류창성)는 이날 김 전 실장의 내란부화수행 혐의 첫 공판기일에서 “‘버스에 탑승했고, 버스가 계엄사 구성을 위해 합동참모본부에서 출발했다 복귀했다’고 하는 문장이 어색하다”면서 “버스 탑승이 먼저 나오고 뒤에 상황이 구성되면 이해가 쉽지 않을까 한다. ‘계엄사 구성을 위해서’가 주된 공소사실 같은데 선후 관계가 안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경지법의 부장판사는 “서로 다른 재판부에서 특검 사건에 대해 공소장 관련 지적이 이어지는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공소장에 허점이 많을 경우 재판 진행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세줄 요약
  • 법원, 종합특검 공소장 표현·구성 잇단 지적
  • 전하규 사건서 시간 특정·인식 근거 보완 요구
  • 관저 이전 의혹·계엄버스 사건도 문장·법리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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