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폭설·지중해 홍수 부른다?…북극 겨울 해빙, 과소평가됐다 [달콤한 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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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수정 2026-10-19 17:30
입력 2026-10-19 17:30
세줄 요약
  • 중기 홀로세 해저 퇴적물로 해빙 재추정
  • 기존 기후모델, 겨울 해빙 과대예측 지적
  • 유럽 폭설·지중해 홍수 위험 확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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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북극 해빙(바다얼음)이 줄어드는 현상은 많이 알려졌다. 반면 겨울철 해빙 감소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다. 기후 모델들 사이에서 예측이 가장 크게 엇갈리는 시기가 바로 겨울철인데도 그렇다. 겨울 해빙은 바다에서 대기로 빠져나가는 열과 수증기의 양을 조절하기 때문에 북극 바깥 지역 날씨 패턴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케임브리지대 극지연구소, 지리학과, 멕시코 과나후아토 수학연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6000년 전 따뜻한 시기의 단서를 활용해 기후 모델의 신뢰도를 높인 결과 앞으로 북극의 겨울철 해빙이 기존 예상보다 약 1000만㎢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19일 밝혔다. 이로 인해 영국을 비롯한 유럽 전역의 미래 겨울 기상 조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구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10월 17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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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멕시코 과학자들은 앞으로 북극의 겨울철 해빙이 예상보다 더 많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제공
영국과 멕시코 과학자들은 앞으로 북극의 겨울철 해빙이 예상보다 더 많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제공


지난해 3월 북극 해빙 최대 면적은 현대 관측 이래 가장 작은 수준을 기록했고 올해는 이미 같은 수준으로 최저 기록 동률을 기록했다. 이런 겨울 해빙 감소는 영국, 북유럽, 북미 지역의 더 혹독한 추위와 폭설과도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겨울 해빙 예측을 위해 해빙 속 조류가 만드는 핵심 생체지표에 대한 사상 최대 규모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시료는 중기 홀로세 시기에 쌓인 해저 퇴적물 코어(원추형 시추 시료)에서 얻었다. 중기 홀로세는 약 8200~4200년 전 시기로 지구 공전 궤도의 미세한 변화가 북극을 더 따뜻하게 만들고 해빙을 줄이는 데 기여했던 때다. 더군다나 앞으로 닥칠 온난화에 북극이 어떻게 반응할지 가늠할 단서를 제공한다.

연구팀은 ‘IP25’라는 바이오마커의 농도를 얼음이 없는 탁 트인 바다(개방 수역)에 사는 생물이 만드는 보조 바이오마커들과 함께 측정해 수천 년 전 해빙이 얼마나 넓게 바다를 덮고 있었는지 추정했다. 이렇게 얻은 고대 측정값은 같은 시기를 재현한 27개 기후 모델의 시뮬레이션 결과와 비교했다. 연구팀은 ‘베이즈 가중치 부여’라는 통계 분석 기법을 사용해 고대 해빙 상태를 얼마나 잘 재현했는지에 따라 모델마다 가중치를 매겼다. 기후 조건이 달라도 해빙을 지배하는 물리적 과정은 같기 때문에 이렇게 정한 가중치는 최근 과거와 미래에 대한 시뮬레이션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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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북극 해빙 최대 면적이 현대 관측 이래 가장 작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제공
올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북극 해빙 최대 면적이 현대 관측 이래 가장 작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제공


기후 모델들은 겨울 해빙의 양을 실제보다 많게 예측하고 있었다. 고기후 자료라고 불리는 과거 기후 데이터를 이용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과학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방대한 고기후 기록을 축적해 왔지만 과거와 미래 모두 불확실성이 있어 미래 전망과 연결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방법은 예측 불확실성 범위를 최대 85%까지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처럼 과거의 증거를 활용함으로써 북극 겨울 해빙이 어디서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지를 보여주는 신뢰할 만한 지도를 만들 수 있는 한편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북극이 어떤 모습일지, 불확실성은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훨씬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중기 홀로세에 북극이 따뜻해진 원인은 오늘날과 다르지만 온난화가 자연적인 변동 때문이든 인간 활동 때문이든 따뜻해지면 해빙이 녹는다는 것은 진리다.

연구를 이끈 크리스털 푸 케임브리지대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수정된 기후 모델 가중치를 강수량 전망에 적용해 보니 그린란드 남동부의 강설량과 지중해 지역의 강우량 역시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나타났다”며 “이는 그린란드 빙상의 안정성과 남유럽의 미래 홍수 위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미래 전망치 역시 기존 추정치보다 약 100만㎢ 더 낮게 나왔다”고 말했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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