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홍준 소장 친일파 글씨 전시한 국중박…서예 전공 단 1명, 검증엔 미참여
김임훈 기자
수정 2026-10-19 16:50
입력 2026-10-19 09:49
한국회화 13명·불교회화 5명과 대조적
박물관 “전시품 개별 검증은 없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소속 박물관의 서예 전공 학예 인력이 1명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충원과 감소 인원도 각각 1명으로 인력 규모도 제자리였다. 애국지사의 유묵으로 소개한 작품이 친일반민족행위자의 글씨로 밝혀진 일을 계기로, 전시품 검증을 뒷받침할 전문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앙 및 소속관의 서예·서화 관련 전공 학예 인력 가운데 서예 전공자는 1명, 서지학 전공자는 1명으로 19일 나타났다. 한국회화에 13명, 불교회화 5명이 분포한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5년을 살펴봐도 서예 분야 인력은 1명이 늘고 1명이 줄어 순증 인원이 없었다. 박물관은 “이들 관련 전공 인력이 중앙 및 소속관에서 전시·조사·연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일반시국은’ 유묵의 전시 준비 과정에서도 서예 전문가는 참여하지 않았다. 박물관은 의원실 답변에서 “‘일반시국은’ 선정 시에 서예전문가가 투입되지는 않았다”며 “전시품 각각에 대한 개별 검증은 없었다”고 밝혔다.
박물관은 내부 검토 당시 작품 문구가 ‘선조실록’에 기록된 애국의 의미와 맥락을 담고 있다는 점, 비교할 수 있는 애국지사 박원근의 유품이 없다는 점, 소장자의 전언 등을 종합해 박원근의 작품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전문인력의 공백을 보완할 검증 절차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물관은 전시품의 작가·제작 시기·진위·인물 이력 등을 확인하는 규정과 지침, 업무 매뉴얼을 요청한 데 대해 “관련한 지침 등은 없다”고 답했다. 다만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회원 박물관으로서 윤리강령을 준수하고, 전시 주제에 따라 관내 분야별 전공자의 검토와 외부 전문가 자문을 거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대한민국 최고 권위의 박물관에서 전문가 검증은 ‘패싱’하고, 관장 소장품은 ‘프리패스’한 것 아닌지 의문”이라며 “관장 소장품에는 검증의 문턱이 사라진 ‘셀프 전시’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고, 전문인력 확충과 독립적인 검증체계 마련으로 무너진 내부통제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물관이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서 애국지사 박원근의 유묵으로 소개한 ‘일반시국은’이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글씨로 밝혀지면서 전시품 검증 체계가 도마에 올랐다. 박물관은 유묵 필자에 관한 의문이 제기되자 작품을 철수하고 전문가 조사에 나섰고 지난달 7일 박중양의 작품으로 결론 내렸다. 이후 해당 유묵이 유홍준 관장의 개인 소장품으로 유 관장의 추천을 받아 전시됐다는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김임훈 기자
세줄 요약
- 서예 전공 학예 인력 1명뿐인 국중박 현실
- 친일 인물 글씨를 애국지사 유묵으로 전시
- 전문가 배제·지침 부재로 검증 부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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