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2시간, 과로할 직원 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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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소영 기자
곽소영 기자
수정 2026-10-19 00:56
입력 2026-10-19 00:56

‘워라밸’의 상징 실리콘밸리에서
‘9-9-6 근무’ 등 과로 경쟁 확산돼
AI 속도 경쟁·AI발 고용 불안 탓

‘저녁 있는 삶’의 상징이었던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주 72시간에 달하는 장시간 노동이 부활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업무를 대신해 노동시간을 줄여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AI의 최전선에서는 오히려 ‘근면성실’이 새 경쟁력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오픈AI 초기 투자사로 유명한 미국의 벤처투자 회사 ‘코슬라 벤처스’는 최근 창립자 비노드 코슬라의 비서실장을 채용하며 “3년 동안 오전 8시에 사무실로 출근해 오후 8시까지 근무하고, 필요하면 야간이나 주말에도 24시간 대기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하루 12시간의 장시간 격무에 대해 업계에서는 갑론을박이 펼쳐졌지만 코슬라 벤처스의 인사 담당인 라이언 바트라 부사장은 “예측 가능한 근무시간, 잘 정리된 표준 업무규칙, 명확한 업무 지시를 선호한다면 이 업무에 적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슬라 벤처스 측은 약 1000건 이상의 지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자유로운 출퇴근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하이브리드 근무(사무실 근무와 원격근무 병행), 유연근무제 등이 보편화됐던 정보기술(IT) 업계는 다시 산업화 시대의 가치였던 충성심과 근면함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실리콘밸리의 경우 지난해부터 중국에서 시작된 ‘9·9·6’(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6일 근무) 문화가 조용히 확산하고 있다.

성공과 성과를 위해 극단적으로 일에 몰두하는 새로운 업무 문화를 일컫는 ‘그라인드코어’(Grindcore)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이런 변화는 AI 모델 및 서비스의 개발 속도 경쟁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면서 뒤처지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진 탓으로 분석된다. BBC는 오픈AI의 전 직원을 인용해 “재직 당시 주 70시간 이상 일했고,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도 출근했다. 신제품 출시 전 집중 근무 기간인 ‘스프린트’ 때는 주말 근무와 잦은 회의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 경쟁하던 많은 사람들이 이제 그 미래에 자신들의 자리가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곽소영 기자
세줄 요약
  • 실리콘밸리, AI 경쟁 속 장시간 노동 재부상
  • 코슬라 벤처스, 12시간 근무·주말 대기 조건 제시
  • 워라밸보다 근면성과 충성심 중시 분위기 확산
2026-10-19 B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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