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희대 탄핵 군불 때는 與, 중도층 안중에 없는 뺄셈 정치
수정 2026-10-19 08:44
입력 2026-10-18 20:31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대법관 재제청 문제로 청와대와 충돌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논의를 시작했다. 당의 지지율이 추락하자 국감 직후 ‘검찰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조속히 추진하고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카드까지 공식화하면서 ‘집토끼’를 결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 대표는 16일 조 대법원장과 관련, “탄핵의 ‘ㅌ자’에 대해 광범위한 요구가 이미 나오고 있기 때문에 모든 방법과 어떤 경로를 올려놓고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기존 “사퇴” 요구 발언보다 수위를 높여 당 차원에서 탄핵 추진 가능성을 공식화한 것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역풍을 우려해 지도부 및 당 차원에서는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추진 언급에 신중한 입장을 취해 왔다.
그러나 최근 지지율이 이재명 정부 들어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위기감이 커지자 핵심 지지층 결집을 위해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국정감사가 끝나면 이재명 대통령 관련 등 12개 사건에 대한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지난 6일 국감에서 “국회와 대통령은 대법원장의 제청에 전혀 관여할 수 없다”고 주장하자 ‘위헌적 발언’이라며 반발했다.
청와대도, 국회도, 조 대법원장도 재제청 논란을 놓고 서로 위헌이라고 주장하겠다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해 보면 될 일이다. 정공법을 놔두고 사법부 수장을 탄핵으로 몰고 가겠다면 상식 있는 국민이 납득하겠는가. 국정 혼란을 야기한 조 대법원장을 편들어서가 아니라 삼권분립을 흔드는 입법권력에 지지를 보낼 수는 없다.
탄핵은 헌법·법률 위반의 중대성이 충족돼야 하는 벼랑 끝 조치다. 민주당이 이를 모를 리는 없다. 조자룡 헌칼 쓰듯 기어이 탄핵 카드를 꺼내겠다면 민심의 역풍을 단단히 각오해야 한다. 지지층 결집을 위한 상식밖의 무리수에 가뜩이나 멀어진 중도층은 더 싸늘하게 등을 돌릴 것이다.
2026-10-1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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