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으로 밥값 냈는데 두 번 빠졌다”… 돈은 누가 돌려주나요? [경제 블로그]

김예슬 기자
수정 2026-09-22 17:21
입력 2026-09-22 17:21
세줄 요약
- 스테이블코인 결제, 취소·환불 책임 공백 지적
- 여신협회, 카드업계 의견 공청회 반영 요청
- 9개 카드사, 승인·정산·환불 공동 실증 진행
여신협회, 공청회에 카드업계 의견 반영 요청
9개 카드사, 취소·환불까지 공동 실증 진행
카드망 우회 땐 수익 감소·수수료 우려도“결제가 두 번 됐는데 어디에 전화해야 하죠?” 앞으로 원화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한 가상자산(암호화폐)인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밥값을 내게 되면 생길 수 있는 질문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을 보관하고 주고받는 ‘디지털 지갑’이 털려 모르는 결제까지 이뤄졌다면 어디에 항의해야 할까요. 카드라면 취소·환불이나 부정사용에 대응하는 익숙한 절차가 있지만, 스테이블코인 결제에서는 아직 누가 돈을 돌려주고 책임질지 답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22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국회 정무위원회가 추진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공청회에 카드업계 의견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국회 측에 전달했습니다.
디지털자산 법안에 카드사가 왜 등장할까요. 지금까지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는 은행과 비은행 가운데 누가 발행을 맡느냐에 집중됐습니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이 실제 결제에 쓰이면 승인과 취소, 환불, 사고 대응 문제가 생깁니다. 모두 카드사가 오랫동안 해온 업무입니다. 카드업계가 ‘결제 사고 대응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이유입니다.
업계는 이미 ‘스테이블코인을 카드처럼 쓸 수 있을까’를 시험했습니다. 여신협회와 국내 9개 카드사는 약 1년간 공동 실증을 통해 결제 승인부터 취소·환불, 이상거래 탐지, 가맹점 정산까지 검증했습니다. 별도 실증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달러 가치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USDC로 국내 QR가맹점에서 결제하는 시나리오를 검증하고, 취소하면 해당 USDC를 고객의 디지털 지갑으로 돌려주는 과정까지 구현했습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소비자 보호 규칙까지 마련된 것은 아닙니다. 디지털 지갑 도용이나 사기 거래가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질지, 취소·환불과 피해 보상은 어떻게 처리할지 정해야 합니다. 소비자에게는 누가 코인을 발행하느냐보다 잘못 빠져나간 돈을 어떻게 돌려받느냐가 더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물론 카드업계가 소비자 보호만을 위해 나선 것은 아닙니다. 카드망을 거치지 않는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늘면 카드사의 역할과 수익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한 전문가는 “신용카드와 같은 수준의 수수료를 받는다면 편한 카드를 쓰지 굳이 스테이블코인을 쓸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카드사가 참여하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안심하고 쓸 수 있으면서도 기존 카드보다 저렴하고 편리한 결제 구조를 만드는 일입니다.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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