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하고 돌팔매 피하며”…아시안게임까지 달린 아프간 여성의 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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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운 기자
수정 2026-09-21 15:24
입력 2026-09-21 15:24

돌·물병 피해 페달 밟던 소녀…아시안게임 7위
아프간 첫 올림픽 사이클 선수의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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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 하시미(아프가니스탄·오른쪽)가 2024년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사이클 여자 도로경기 시상식에서  다비드 라파르티앙 국제사이클연맹(UCI) 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파리바 하시미(아프가니스탄·오른쪽)가 2024년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사이클 여자 도로경기 시상식에서 다비드 라파르티앙 국제사이클연맹(UCI) 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남자처럼 입어야 안장에 오를 수 있던 선수가 있다. 사람들이 알아볼까 얼굴을 두세 겹 마스크로 가리기도 했다. 여자가 페달을 밟는다는 이유만으로 돌과 물병이 날아들었다. 그렇게 금기를 깨고 49억 아시아인의 축제 아시안게임 무대에 오른 여성 선수가 있다. 아프가니스탄 여자 사이클 대표 파리바 하시미(23)의 이야기다.

파리바는 20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이클 여자 개인 도로독주에서 7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메달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그에게는 누구보다 뜻깊은 완주다. 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나에게 이것은 단지 경기력의 문제가 아니다. 조국에 이런 상황에 놓인 여성이 여전히 살아 있고, 여전히 싸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그의 고향인 아프가니스탄 북부 파리야브주에서는 여성이 자전거 안장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큰 위험이 따른다. 그는 “훈련을 갈 때마다 남성처럼 보이기 위해 옷차림을 바꾸고, 사람들이 알아보거나 공격하지 못하도록 마스크를 두세 개씩 썼다”며 “늘 발각될까 두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내 머리를 향해 큰 돌을 던지기도 했고, 병을 던지는 사람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파리바는 먼저 사이클 선수로 활동을 시작한 언니 율두즈 하시미(26)를 따라 14살 무렵인 2017년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그러나 2021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탈레반이 집권하면서 상황은 더 열악해졌다. 파리바는 결국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고향을 떠나 이탈리아에 정착했고, 1997 도로사이클 세계선수권 챔피언인 알레산드라 카펠로토의 도움을 받아 훈련을 이어 나갔다.

인고의 시간을 견딘 자매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아프가니스탄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사이클 종목에 동반 출전했고, 동생 파리바는 그해 9월에 열린 여자 도로사이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아프가니스탄 선수로는 처음으로 국제사이클연맹(UCI) 대회에서 우승했다.



아프가니스탄은 지금도 여성이 초등교육 이후 정규 교육을 받는 것을 공식적으로 금지한 유일한 국가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올해 약 240만명의 아프가니스탄 여학생이 중등교육에서 배제돼 있다. 파리바는 “꿈을 위해 고향을 떠났지만 언젠가는 고국으로 돌아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이 더 큰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다운 기자
세줄 요약
  • 남장과 마스크로 위협을 피한 훈련
  • 탈레반 집권 뒤 이탈리아로 이주
  • 아시안게임 완주로 여성의 존재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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